새누리당이 유승민 의원 등 탈당 현역 의원 4명에게 사무실에 걸린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반납'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당내에서 논란이 계속되자 당 지도부가 이를 잠재우고 있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29일 오전 첫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대구시당 대통령 존영 문제는 더 이상 논란이 되면 안 된다는데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내 화합과 통합 정신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안 대변인은 대구시당에 어떠한 조치도 내리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 문제가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는 것이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면 징계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에 대해서도 "그 부분도 더 이상 논란이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통령 사진 반납 논란'을 의식한 듯 "지금은 우리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국민에 전파된다. 선거에 악영향이 없도록 특히 계파 갈등으로 비치는 언행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권성동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존경해서 사진 붙여놓은 걸 떼라 붙여라 하는 대구(시당)가 잘못된 것"이라며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 안하기로 당 지도부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정종섭 새누리당 후보(대구 동구갑)는 이날 tbs 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탈당할 때까지 대통령을 정말 괴롭히다가 선거 때가 되니까 대통령 사진을 내걸고 대단히 존경한다고 얘기하는 건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그 당사자들은 평소에 대통령과 진짜 각을 세우고, 대통령을 비난하고 당을 떠났다"며 "탈당 뒤 다시 대통령 존영을 보물처럼 대하는 이유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사진이라고 하는 것이 정당에서 주었고,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탈당한 경우는 그러한 사진들은 전부 반납하는 게 맞다"며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무소속 출마한 권은희 후보(대구 북갑)가 당에서 준 사진을 반납하고 따로 구입해서 걸어놓겠다는 얘기를 한 데 대해서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서 하는 것이지만 전체적인 정치적 맥락에서 보면 그것도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이 문제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며 "드릴 말씀 없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전날(28일)에도 "드릴 말씀 없다"고만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