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룹 주력 계열사인 한화생명의 공식 행사에 5년만에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해 해외 첫 활동으로 한화건설의 해외현장을 방문한데 이어 국내 활동으로는 최대 계열사인 한화생명의 연도대상 행사를 찾은 것이다.
17일 금융계와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화생명 연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김 회장이 한화생명의 연도대상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한화생명 연도대상 참석도 2003년, 2005년, 2009년, 2010년을 비롯해 다섯 번에 불과할 정도다.
김 회장은 지난해 우수한 실적을 거둔 700여명의 FP(설계사)와 40명의 영업관리자가 수상하는 행사에서 4 ~ 5시간 자리를 지켰다. 특히 정미경 사내 보험왕을 비롯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들(여왕상 수상자)과는 함께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기도 했다.
김 회장이 참석했고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그룹내 맏형격인 김연배 부회장이 재직하는 점을 감안한 듯 한화그룹 24개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직원 140여명도 참여했다. 또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관리자 20여명도 참석했다.
그룹 주변에서는 한화그룹의 계열사 재편(삼성그룹으로부터의 화학.방산 계열사 인수) 이후 지분매각 소문 등으로 금융부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저금리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생명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다.
실제로 김승연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한화생명은 그룹의 심장과도 같은 회사이자 핵심성장 축"이라고 강조하며 “(한화생명은) 그룹 내 중요한 회사라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설계사(FP)들에 대해서는 "FP 여러분이 걸어온 불꽃 같은 삶의 여정에 한화그룹이 ‘함께 멀리’의 정신으로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드리겠다"는 말도 꺼냈다.
인수 당시 자산규모가 30조원에 못 미쳤던 대한생명을 인수한 후 변모시킨 한화생명의 성장과정에 대해서도 감회를 드러냈다. 김 회장은 "올해는 한화생명이 역사적인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열고 세계 초일류 보험사로 도약하는 신기원을 마련하는 해"라며 FP들에게 "오늘의 한화생명이 위대한 100년 기업으로 나가기 위해 고객과 함께하는 동반자로서 신뢰받는 설계사들이 되어달라"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한화생명 행사를 포함해 꾸준히 대외활동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화건설이 수주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을 둘러보고 한화건설과 협력업체 임직원, 제3국 근로자 등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었다.
이밖에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생명의 본사인 63빌딩을 활용해 면세점을 유치하는 계획도 내놓은 바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여의도 63빌딩에 면세점을 유치해 시내면세점 사업을 유통 분야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