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0일 문재인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4·29 재·보궐선거 참패로 위기에 놓인 당을 수습하기 위해 내달 7일 선출할 예정인 차기 원내대표를 경선이 아닌 합의추대 방식으로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원내대표 경선을 일주일 앞두고 차기 원내대표 선출 방식이 바뀔지 주목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된 본회의 직전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문 대표의 의원사무실을 찾아 재보선 패배에 대한 향후 대응책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은 안 전 대표가 먼저 요청했다고 한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재보선 참패 직후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을 분열과 갈등이 아닌 통합과 단결의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며 차기 원내대표 합의추대 방안을 제안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제가 어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선거결과도 결과지만,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갈등이 증폭되고 표출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기회에 문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해 후보들을 설득해 합의를 이끌어내 한 사람으로 추대되게 만들 수 있으면 가장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제안에 대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5명이 다 의지가 강해 힘든 일"이라면서 "고민해 보겠다"고 일단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안 전 대표는 전했다.
안 전 대표는 "누구를 밀거나 하는 것은 전혀 없다. 또 후보들간 합의를 하려면 누구를 미리 정해놓고 하면 아예 일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 전 대표는 차기 원내대표의 자질에 대해 "(원내대표는) 원내 협상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분이시지 않느냐"며 "정치력을 발휘해 여당을 협상의 장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대여 협상력'을 우선으로 꼽았다.
한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경선엔 최재성 김동철 설훈 조정식 이종걸 의원(기호순)이 후보로 등록하고 이날부터 선거운동에 돌입해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