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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없이 오디션과 스토리만 본다...SK의 색다른 인재채용



<10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 LW컨벤션에서 열린 SK 인턴사원 면접 '바이킹 챌린지 오디션'에서 지원자가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2015.4.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SK, "나는 취준생이다" 스펙없이 오디션으로 인재채용

SK그룹 채용 오디션 '바이킹 챌린지'…"스펙보다 스토리"



"나는 취준생이다"


스펙보다 스토리에 자신 있는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오디션이 있다. 대학 서열과 영어점수로 줄 세웠다면 보지 못했을 다양한 인재들이 오디션을 통해 끼를 발산했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충정로 L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SK그룹의 '바이킹 챌린지' 채용 오디션에서는 끼를 발산하는 지원자와 숨은 원석을 찾아내려는 심사위원 간의 승부가 벌어졌다. 

'바이킹 챌린지'는 스펙 없이 지원자의 '스토리'로만 평가하는 오디션 형식의 채용이다. SK는 '바이킹 챌린지'를 통해 상반기 인턴사원의 20%를 선발한다. 10분 내외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본인의 역량을 보여주면 된다. 정해진 형식은 없다. 각자 원하는 형태로 지원한 직무에 적합한 인재라는 것을 심사위원들에게 증명하면 된다. '바이킹 챌린지' 지원서에는 이름, 나이, 성별, 연락처, 최종 졸업연도만 적게 돼 있다. 말 그대로 '스펙파괴'다. 인턴과정 뒤 임원 면접을 통과하면 정직원이 된다. 

이날 오디션 대상은 150명. 총 8개 방에는 과장~부장급 심사위원 2명이 앉아있다. 각 방 앞에는 오디션을 진행하는 스텝이 배치됐다. 지원자들은 준비해온 프레젠테이션이 띄워진 대형 모니터 앞에서 10여분간 자신의 열정과 자질을 뽐낸다. 이후 약 5분간 심사위원들이 심층 질문을 던진다. 

이번 오디션에서는 청각장애임에도 IT분야에서 왕성한 대외활동 경험을 보유한 지원자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국내 최대 아르바이트 사이트의 '명예의 전당'에 오른 알바왕부터 김밥, 과일 노점상 등 자신의 경험을 엮어 책으로 펴낸 지원자도 있었다. 

지원자들은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정장 차림이었지만 전날 오디션에는 인형 탈을 쓰고 온 지원자도 있었다. 지난해 오디션에서는 정비역량을 강조하기 위해 정비사복을 입고 오거나 해외활동 경력을 과시하기 위해 스리랑카 전통의상을 입고 온 이들이 눈길을 끌었다. 면접관 앞에서 과감하게 춤을 추거나 박수를 유도하는 지원자도 관심을 모았다. 

관건은 자신의 끼와 재능을 직무와 연관짓는 것이다. 바이킹 오디션을 '슈퍼스타 K'로 착각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SK그룹 관계자는 오디션 특성 상 지원자의 자유도가 높다보니 단순한 '쇼잉'으로만 일관해서는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귀띔했다. 

최석 SK인재육성위원회 기업문화팀 PL은 "단순한 경험 나열로만 끝난다면 의미가 없다"며 "지원자가 준비한 오디션 내용과 그가 가진 스토리를 통해 SK가 찾는 인재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바이킹챌린지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사위원 입장에서는 '튀는 행태'보다는 구직자가 갖춘 역량을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심층적인 질문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응시자들이 진땀을 빼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오디션을 막 마치고 나온 한 여성 지원자에게 소감을 물었다. 이 지원자는 "강한 압박질문은 없었고 오롯이 본인의 역량이 드러나는 15분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준비한 말이 많지 않다면 시간이 길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 측의 배려도 돋보였다. 10여명의 지원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을 슬쩍 보니 노트북 2대가 놓여있었다. SK는 오디션장 한쪽 책상에 노트북 2대를 비치해 지원자들이 준비해온 파일을 최종 수정하거나 점검할 수 있게 했다. 

오디션 합격 후 인턴십이 시작될 때까지 학력 등 스펙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들도 인턴 근무를 위해 부서배치를 하기 직전에 출신학교나 영어점수 등 스펙사항을 알게 된다고 한다. 

SK는 오디션 결과를 오는 28일 발표해 다음 달 중순부터 각 관계사별로 최종면접을 진행한다. 최종면접 결과는 6월 15~19일 발표되며 합격자는 7~8월 2달간 인턴을 거친다. 이후 임원면접을 통과하면 2016년 신입사원이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오디션 형식이다 보니 실제 직무능력이 있는지 조직에 잘 융화될 수 있는지 등을 인턴십을 통해 검증한다"고 설명했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 LW컨벤션에 마련된 SK 멘토링카페에서 취업준비생들이 SK 직원들에게 취업상담을 받고 있다. 2015.4.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오디션 장소 반대편에는 선배들이 입사 지원자를 일대일로 만나 합격 노하우를 전수하는 '멘토링 카페'가 운영 중이었다. 대학교 4학년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상담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사전예약 외에 현장예약 시스템도 마련했다. 

새로 도입한 모의면접 부스도 취업준비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스티커사진 기계처럼 생긴 부스에 들어가면 카메라가 장착된 모의면접 모니터가 있다. 화면에서 '셀프 인터뷰' 기능을 터치하면 모의면접이 진행된다. 자기소개 등 대표적인 면접 질문 5가지가 제시되고 이에 대한 답변이 동영상으로 녹화된다. 이 영상은 SK그룹 인사담당자에게 전달돼 면접 내용에 대한 실질적인 피드백을 받게 된다. 모니터에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면 인사 담당자가 직접 면접 동영상에 대해 잘한 점과 부족한 점을 평가해 해당 메일주소로 보내준다.

SK 관계자는 "취업준비생들이 면접 스터디를 만들어 서로 모의면접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인사담당자가 이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앞으로 모의면접 시스템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는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 지방 국립대를 중심으로 모의면접 시스템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SK그룹은 취업준비생들의 등골을 휘게 하는 이른바 '스펙' 파괴를 본격화했다.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 입사지원서에 '스펙' 관련 항목을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토익 등 외국어 성적과 해외경험, 인턴경력 등을 위한 기재란 자체가 없어진다. 지원자 사진 부착란도 없앴다. 학력과 전공, 학점만 기재하고 자기소개서를 통해 검증받는다. 

SK그룹 인재육성위원회 기업문화팀 조돈현 전무는 "대학생들이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스펙 쌓기에 몰두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축소하고, 문제해결 역량과 도전정신을 키우는 능력 중심의 인재양성 문화가 국가적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최고 경영층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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