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홍 칼럼] 밑 빠진 대학
시애틀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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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홍(교육전문가)
밑 빠진 대학
100년 전만 하더라도 사람이 하늘을 나는 것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다. 라이트 형제가 처녀 비행에 성공한 후 제트 엔진 비행기가 나오기까지 36년이 걸렸고, 그로부터 초음속 비행기가 등장하기까지 29년, 그 이후 달에 다녀올 수 있는 우주선이 제작되기까지 13년이 걸렸다.
기술 발전 시간이 점점 줄어든 이유는 앞서간 사람들의
연구와 시행착오를 수정, 발전시킨 것에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앞의 사례를 보고 계발한다고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만들기 첫날부터 문제가 생겼다. 덱을 만들기 위한 객관적 조건(도구와 필요 품목)은 갖추었지만 주관적 조건(톱질, 망치질, 이음대 조립기술)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엉성하게 짜집기하는데 그쳤다. 결국 몇주 후 사람을 불러 보기 민망스런 덱을 걷어내고 잔디를 깔았다.
그런데, 주관적 조건이 완비되었다 하더라도 객관적 조건이
미비하다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대학 지원자가 모든 분야에서 완벽하게 준비했더라도 대학이 입학정원을
이미 정해놓았기 때문에, 즉 객관적 조건 자체에 한계가 있기에 아무리 주관적 조건이 완벽하더라도 불합격될
수 있다.
이렇듯, 가능성을 현실화 시키려면 먼저 어떤 조건들이 필요하며
그것을 어떻게 만족시킬까를 따지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상황이 기다리는 것을 감지해야 한다.
“오늘은 부엌의 빈 독에 물을 길어다 채워놓아라”고 콩쥐의 계모가 새로운 일을 시켰다.
계모가 독의 바닥에 작은 구멍을 낸 사실을 모르는 채, 콩쥐는
부지런히 물을 길어다 부었다. 진땀이 흐르고 허리가 부러지도록 진종일 물을 부어도 차지 않는 독을 바라보며
콩쥐는 어쩔 줄 몰랐다. 그때 두꺼비 한 마리가 우물로 향하는 콩쥐를 불러 세워, 밑 빠진 독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내가 독 속에 들어가 구멍 난
바닥을 몸으로 막겠다”라고 문제 해결법을 제시했다.
콩쥐와 두꺼비 생각의 차이는 무엇일까.
콩쥐는 ‘독 안에 물을 채우려면 부지런히 길어 날라야 한다’는 행동, 즉 외부적인 요소에 집중한 반면, 두꺼비는 ‘물을 담으려면 독의 특성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내부적인 요소에 초점을
두었다.
물과 물독은 대립관계다. 물은 어떻게 해서라도 빠져나가려
하고, 물독은 어떻게 해서라도 담아두려고 하는데, 독 속에
균열이 생긴 사실을 모른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콩쥐가 계모의 심술을 꺾고 물담기를 현실화할 수 없다. 물론
독은 온전한데 콩쥐가 게을러서 물을 길어 담지 않아도 일의 진전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지원자의 가능성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에서 콩쥐처럼
외적 요소에만 치중한다면 성공률이 떨어진다. 대학이란 곳 자체가 밑 빠진 독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제대로 된 전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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