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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 "인기와 돈, 연기하니까 누린 것…이젠 알아요



배우 조인성이 영화 '더 킹' 개봉 소감을 전했다. © News1star / 아이오케이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배우 조인성이 9년 만에 스크린작을 선보였다. 이번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 바로 이전 스크린작은 지난 2008년 개봉했던 영화 '쌍화점'이 마지막이었다. "개봉 소감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누가 보면 9년 동안 작품 안 한 줄 알겠다"고 너스레를 떨다가도, 언론시사회 이후 호평에 새삼 감격스러워 했다. 자신을 향한 칭찬에 "살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는 것. 스크린에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기까지 기대감과 함께 부담감이 공존했던 마음이었을 것이라 짐작됐다. 그간의 노력과 열연에 응답하듯 '더 킹'은 개봉 6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조인성은 '더 킹'에서 극적으로 사법고시에 패스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게 된 검사 박태수 역을 맡았다. 고등학교 시절, 양아치였던 박태수는 삼류 인생을 살던 아버지가 검사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고 권력을 향한 동경심을 품게 됐고,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한 후 사법고시까지 통과해 검사가 됐지만 샐러리맨과 별다를 바 없는 검사 생활에 실망하고 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다 학교 선배 양동철(배성우 분)과 한 성폭행 사건을 두고 만나게 되고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권력 설계자이자 전략부의 부장검사인 한강식(정우성 분)을 만나 정치검사의 길로 들어선다

그 과정에서 박태수는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대한민국 현대사 30년 세월을 함께 관통하게 된다. 이에 조인성은 한 인물의 긴 일생 일부분을 연기한 것은 물론, 이야기의 해설자이자 관찰자로서 내레이션도 함께 하게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영화인 탓에 부담감도 있었다. "감정적으로 소화해내면 지나치게 부담스럽고 담백하게 하자니 심심한 것 같기도 했다. 여러 방법을 거치다가 저 만의 방법을 찾았던 것 같다. 대사량도 너무 많았고 이걸 내가 끝까지 소화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했다"고 털어놓기도 한 것.

'더 킹'은 박태수 일생 한 가운데서 권력을 쥔 정치검사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오랜만의 영화 출연인데 정치 권력에 대해 다룬 작품을 선택하기 부담스럽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그게 그렇게 못할 말을 하는 영화인가 싶었다"는 대답을 전했다. 조인성은 "우리나라엔 이미 마당놀이 같은 풍자의 장이 있었고, '개그콘서트'에서도 풍자를 하지 않나"라며 "표현할 권리와 자유가 당연히 있다고 봤다. 물론 시국이 이렇게 되면서 우리가 풍자하려 했던 것들이 합리적 의심이 되기도 하다 보니 정형화된 풍자처럼 표현될까 걱정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배우 조인성이 영화 '더 킹'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 News1star / 아이오케이

조인성이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말한 이유는 박태수와 한강식 캐릭터가 현 시국 특정 인물을 연상시키는 것 같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태수와 한강식이 각각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연상된다고 하기도 한 것. 영화가 전두환 정권부터 이명박 정권까지 실제 현대사를 반영하고 있다 보니 관객들은 자연히 배역들에 롤모델이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조인성은 "만약 '더 킹'이 단순히 실제 검찰과 검사 얘기를 묘사하려고 했다면 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각의 이 같은 시선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그래서 조인성이 '더 킹'을 선택한 이유는 박태수라는 인물과 그 인물이 주는 메시지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우린 늘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지 않나. 그때 내가 어떤 선택을 해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돌이켜볼 때 그 선택이란 게 참 흥미롭더라"며 "내가 태수라면 그런 선택이 맞진 않았지만 나 역시도 그런 시스템 안에서 태수와 같은 선택을 이어갈 수 있겠다는 공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 놀기 좋아했던 박태수와 실제 자신의 모습에 접점이 있다면서 "감정적으로도 진폭이 넓은 캐릭터라 조인성의 종합선물세트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매력을 느낀 부분도 언급했다.

배우 조인성이 자신의 20대를 돌아봤다. © News1star / 아이오케이

조인성이 그 방대한 서사를 전면에서 이끌어갔다는 점에도 많은 이들이 주목했다. 박태수가 권력의 정점으로 향해 가면서 악행에 동조하기도 하지만 관객들은 그런 박태수에게 깊게 몰입하곤 한다. 조인성은 연기하면서도 이 부분을 가장 고민했다고도 했다. "극 중 검사들이 현실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호감이 안 가는 캐릭터인데 태수의 감정을 따라가는 관객 입장에서는 태수가 싫어지면 그 시선을 놓고 싶을 것"이라며 "세게 하자니 관객이 지칠 것 같고 가볍게 하자니 캐릭터가 뜰 것 같아서 이해되고 공감갈 수 있는 인물로 만드는 게 힘들었다"고 말한 것.

자신의 치열했던 20대도 돌이켰다. 자신을 "옛날 사람"이라고 말한 그는 "정말 내게 실제로 가혹했다"며 "잘 해보고 싶어서 가혹했다. 안 되는 게 많은 것 같으니까 스스로에게 '쟤는 하는데 왜 넌 못 해'라고 남과 비교하며 자학하며 자신을 아프게 했다. 그랬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지만 스스로에게 짠함이 남아 있다. 그걸 남이 몰라주니까 한이 되기도 했는데 다른 사람이 모르면 나라도 알아줘야 했다"고 회고했다. 그리고는 "배우로서의 난 스위치를 온(On) 한 상태"라며 "그걸 끄면 완전히 평범한 조인성으로 돌아간다. 걷기도 하고 사람들 만나고 아들로서도 살고"라며 보통사람 조인성으로서의 여유도 이야기했다.

배우가 된지 어느덧 17년차에 접어들었다. 이전 20대 당시와 다른 점에 대해 묻자 조인성은 "인기 있고 잘 나가고 CF도 잘 찍고 그런 배우가 되고 싶었던 게 사실이고 그래서 날 더 가혹하게 대했다"면서 "그런데 인기, 관심, 돈이 모두 연기를 했기 때문에 따라올 수 있었고 이룰 수 있었던 것들이라는 걸 알았다. 그걸 놓지는 못하겠지만 이젠 20대 보다 조금 더 편하게 연기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리고 줄곧 톱스타 인기를 누려온 만큼 "인기가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인기란 좋은 거?"라면서 "사랑받으면 좋다. 그런데 이젠 사랑해주는 게 더 좋다. 그게 좋으니까 내가 기분이 더 좋아져서 후배를 찾는 것"이라고 웃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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