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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책]'카페6', 그 시절 첫사랑…우린 왜 어긋났을까



영화 '카페6'가 오는 16일 개봉한다. © News1star / 영화 '카페6' 스틸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현 대만 영화 시장의 주류 장르는 청춘 로맨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대 이후 대만 자국 영화 제작 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 흥행 리스크 부담이 적은 예산으로도 쏠쏠한 성과를 내는 청춘 로맨스물은 콘텐츠 주 소비층인 8~90년생 관객들과 시장이 모두 선호하는 장르다.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말할 수 없는 비밀', '나의 소녀시대'의 흥행은 그런 흐름에서 두각을 나타낸 작품이었다. 대만 청춘 로맨스물이 자기복제라는 또 다른 고민에 직면한 지금, 서사의 변주와 캐릭터의 변화로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카페6'는 대만 청춘 로맨스물이 전하는 추억과 감성에만 의존해서 보기 보다, 변화에 주목해 본다면 장점이 더 실감나게 되는 영화다. 영화는 1996년 고등학교 3학년인 관민록(동자건 분)과 소백지(임백광 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반에서 공부로 꼴등인 데다 장난기까지 가득한 두 친구는 같은 반 여학생인 심예(안탁령 분)와 채심(구양니니 분)을 각각 짝사랑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첫사랑에게 각자 만의 방법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카세트 테이프에 노래를 녹음해 주거나 좀비 영화를 보고 교환 일기를 나눠 쓰는 등 풋풋한 사랑 이야기로 설렘을 자아낸다. 

영화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점은 이들이 모두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부터다. 고등학교 시절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아련한 향수를 자극했다면 이후 이야기는 보다 현실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 공감대를 형성한다. 관민록은 소백지와 같은 대학에 진학했지만, 다른 대학에 간 심예와는 장거리 연애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만다. 심예를 만나러 가기 위한 차비와 데이트 비용을 벌기 위해 공부 보다 밤낮으로 아르바이트에 열을 올리게 된다.

매 식사마다 같은 메뉴를 함께 먹고, 틈 날 때마다 애틋한 통화를 나누지만, 물리적 거리는 두 사람의 갈등을 조금씩 키우기 시작했다. 바리스타를 꿈꾸는 심예는 시애틀에 가고 싶어하고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도 시작하지만 관민록은 마냥 심예와 시간을 보내는 지금에만 집중한다. 미래를 바라보는 여자와 현재를 바라보는 남자, 서로 다른 곳을 보는 두 남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결국 서로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간 대만 청춘 로맨스 영화가 그래왔듯, '카페6' 역시도 국내 정서와 가까운 아날로드 감성 코드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국내 관객들이 좋아하는 대만 청춘 로맨스 대표작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제작진이 영화에 참여해 풋풋한 감성을 녹여냈다. 기존 작품들이 10대 학창 시절의 이야기를 그려내거나 각박한 현실을 탈피하려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미화했다면, '카페6'는 조금 더 한 발 더 나아간 성장 영화라고도 볼 수 있다.

그 시절이 마냥 청량하고 활기찼던 것만은 아니라는 것, 종종 현실 앞에 무기력하고 사랑에 찌질했던 과거도 있었다는 것, '나의 소녀시대'의 히어로 쉬타이위(왕대륙 분)가 없는 현실이 외려 공감을 자아낸다. 남녀간의 갈등이 행복한 고민을 유발하는 극적인 삼각관계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상대가 부재한 시간 속 대화의 결여에서 온다는 사실도 공감하게 만드는 포인트다. 그 감정 변화가 차곡 차곡 쌓이면서 '카페6'는 더욱 이야기를 주의 깊게 따라가게 만든다.

'카페6'는 그런 장점을 작품에 잘 녹여내다가도 갑작스레 작품의 결을 달리해 관객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흡사 영화 '원데이'를 보며 느꼈던 감상이 되살아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카페6'의 전개가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영화가 끝나서도 좀처럼 장면들을 떨쳐내지 못하는 이유는 앞서 쌓은 서사와 아날로그 감성들을 관객들 역시 긴밀하게 흡수했던 탓일 것이다. '카페6'는 오자운 감독의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원작은 정식 출간 후 30만 권 이상 판매됐다. 오는 16일 개봉.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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