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월 16일 (일) 로그인 PC버전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2021년 1월 시애틀N 사이트를 개편하였습니다. 열람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2021년 이전 자료들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유지태 "유쾌한 변신? 자유롭고 즐기고 싶었어요"



배우 유지태가 영화 '스플릿'(감독 최국희)으로 유쾌한 변신을 꾀했다. '스플릿'에서 그는 도박판의 국가대표 철종 역을 맡았다. 철종은 낮엔 가짜 석유 판매원으로, 밤에는 도박 볼링판에서 선수로 뛰며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런 철종에게도 과거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볼링 국가대표였지만 특정 계기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바뀌게 되고 모든 걸 잃게 된 후 트라우마와 패배주의에 빠져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게 된 것.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굿와이프'에서 '쓰랑꾼'의 근사한 슈트핏을 자랑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채 시종일관 건들거리고 실없는 소리를 내뱉는 생경한 모습 만이 선명하다. 우연히 볼링장에서 만난 볼링 천재 영훈(이다윗 분)과의 코믹한 케미스트리도 기대 이상이다. 얼마 전 출연한 KBS2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3'(이하 1박2일)에서의 활약 때문인지 "밝아진 유지태를 보게 될 줄 몰랐다"는 말에 본인도 "이번 작품이 정말 유쾌했다"며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작품은 정말 즐기면서 찍으려고 했어요. 배우가 유쾌해졌다고 해서 배우로서 무게감이 없어 보이거나 하진 않는 거잖아요. 영화 '킹핀'의 우디 해럴슨처럼 자유롭게, 재미있게 연기하고 싶었던 바람도 있었어요. '스플릿'은 처음엔 이렇게 밝은 톤의 작품은 아니었는데 밝게 간다면 흥행할 수 있을 만한 장점들이 보였어요. 철종은 밑바닥 인생을 사는데 그렇게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은 외려 실생활에서 모자라 보이기도 하고 빈틈도 많고 허당기가 많더라고요. 그런 사람을 묘사해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중후반부를 지나면서 좀 더 철종의 내면이 좀 더 깊이 있게 드러난 것 같아요."

유지태의 이런 유쾌한 변신은 사실상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그간 코미디 장르 도전을 잘 안 해왔던 만큼, 그간의 이미지를 깨는 캐릭터에 도전해볼 만 했다"고 이야기했다. '스플릿'이 도박 볼링을 다루는 영화인 만큼, 프로볼러 수준의 볼링 실력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2~3개월의 준비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4~5시간의 볼링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 사고로 한쪽 다리가 불편한 철종 캐릭터에 맞게 보조기구를 차고 연습에 매진하던 시간은 쉽지 않았다. 한때 애버리지(Average)는 240까지 육박했다. 

"사실 볼링은 태어나서 정말로 단 한 번 밖에 쳐보지 못했는데 배역을 위한 준비는 어떤 영화를 하든 부담감은 매번 갖고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에서도 성악을 배웠고, 이번에는 볼링을 배웠네요. (웃음) 이번 배역을 두고 연기 변신이라고 많이 말씀해주시는데 저라는 배우가 특정 이미지에 고착돼 있지 않은 부분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올드보이'부터 최근 '굿와이프'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드리려 노력했는데 그걸 봐주셔서 감사하죠. 이번 '스플릿'에서도 가능한 최선을 다했어요."

배우 유지태가 영화 '스플릿' 촬영 당시를 돌이켰다.  © News1star / 고아라 기자

유지태는 인생을 살다보면 의도치 않게 스페어 처리를 못하게 될 때가 있다고 했다. 그 때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에서도 삶을 살아가는 각자의 방식이다. 유지태는 자신 역시 핀들을 남겨둔 것 같은,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때가 많았다고 고백했다. 주연을 맡은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가 외국 자본으로 100억이 들었지만 관객수는 5만에 그쳤고, 자신이 연출한 영화 '마이 라띠마'는 47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유지태는 이런 상황을 두고 "7번 핀과 10번 핀이 남아 있는 것 같았는데 '굿와이프'로 7번 핀은 넘기고 10번 핀을 처리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중"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감독으로서는 '진짜 같은', 리얼리티가 강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대중적이지 않지만 문학적이고 절제미가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고, 이후에는 화면이나 환경 자체가 경쟁력 있는 작품도 만들고 싶죠.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첫 작품이 다큐멘터리인데 이후 본 시리즈를 연출했거든요. 저한테 좋은 예가 되는 감독이에요. 감독이든, 배우든 생경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뽑아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에너지가 강하게 만들어져야 하고 그게 표현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의도치 않게 오해도 사곤 하지만 그러면서 스스로를 가다듬고 지키는 것이 점점 중요하단 걸 알아가요."

유지태는 "나이를 잘 먹어가고 있는 것 같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면서도 "어떤 위치에 있든 내 역할이 무엇인지 빨리 파악하려 노력하는 중"이라는 답을 전했다. 어떤 작품을 만나든 주어진 위치와 역할에 맞게 해내는 것이 곧 프로의 자세라고 여기고 있는 까닭이다. '스플릿' 현장에서는 선배로서 이끌었지만 차기작 '꾼'에서는 조력자로 다가갈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감독으로서는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고 갈 계획이다. "지렁이도 밟히면 꿈틀하는데, 구둣발에 짓밟혀도 꿈틀 거리는 게 진짜 우리 삶 같다"며 소수자들의 이야기에 애정을 갖는 이유도 함께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분류
Total 17,434 RSS
List
<<  <  394  395  39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