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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공책]'네온 데몬', 슬프도록 역겨운 美에 대한 집착



'네온 데몬'은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을 그린 영화다. 영화적 상상력과 과장이 곁들여지긴 했지만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여성들의 미에 대한 욕심과 집착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차갑고 강렬한 색감이 스크린을 채우고,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져 한 편의 패션쇼나 뮤직 비디오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준다. 

'네온 데몬'의 주인공 제시(엘르 패닝 분)는 모델을 꿈꾸며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도시 LA로 온다. 16세에 불과한 제시는 상대의 넋을 빼놓는 묘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유명 모델 에이전시에 소속된 그는 19세로 나이를 속인 뒤 쇼에 데뷔하고 단숨에 톱 모델로 주목 받는다. 

하지만 제시의 주변에는 아름다움을 질투하는 여성들이 있다. 낡은 모텔에서 혼자 지내며 외로움과 공포를 달래던 제시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다가오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루비(지나 말론 분)에게 마음을 연다. 루비는 제시를 위험한 파티에 초대하고 이곳엔 그의 미를 탐하는 여성들이 기다리고 있다.

영화를 연출한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정말 오래 전부터 아름다움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명품 브랜드 패션 광고 작업 등을 진행하며 평생을 아름다움에 둘러싸여 살아온 이 감독에게 여성의 미에 대한 집착은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경멸스러운 주제였을지 모른다. 

'호러를 뺀 호러 영화'를 지향하며 만든 작품답게 '네온 데몬'은 솜털마저 바짝 서게 만드는 긴장감을 품고 있다. 암울하면서도 화려하고, 섬세하면서도 거친 터치가 더해져 극명한 대비를 보여준다. 

감독은 추상적 표현이나 화면 분할 등을 통해 감각적 영상미에 집중하면서도 주제의식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힘 있게 영화를 이어 나간다. 다소 단순한 스토리 구조를 지닌 이 작품이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데엔 배우들의 연기력도 큰 몫을 했다. 

'벤자민 버튼의 거꾸로 간다'(2008), '썸웨어'(2010),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2011), '말레피센트'(2014) 등의 작품을 통해 천부적인 연기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은 배우 엘르 패닝은 주인공 제시로 분해 순수함과 강인함, 두려움과 자신감을 넘나들며 열연했다. 한순간에 스타가 된 인물의 짜릿한 감정을 고스란히 그려내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다. 

애비 리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등 세계적인 패션쇼에 오르며 톱모델의 자리에 오른 인물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통해 스크린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는 어린 제시의 아름다움을 시기하는 사라 역을 맡아 절묘한 캐릭터 싱크로율을 과시했다. 애비 리는 대본을 읽은 후 이 역할에 대한 열망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헝거게임' 시리즈의 강인한 여전사를 연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진 지나 말론은 제시의 아름다움에 빠져 그녀에게 접근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등장한다. 극 중 가장 큰 반전을 선사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동성애 연기까지 소화하며 파격적 변신을 했다. 

중반부 깜짝 등장하는 키아누 리브스 역시 의미 없는 특별출연에 그치지 않고 남다른 존재감을 입증하며 극에 힘을 실었다. 키아누 리브스는 제시가 머무는 모텔의 주인으로 등장해 낯선 도시의 공포감을 극대화시킨다. 

결과적으로 '네온 데몬'은 아름다워지기 위해 몸과 얼굴에 보형물을 넣고, 날씬한 몸매를 위해 죽기 직전까지 굶는 여성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타고나는 것이지, 결코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다는 가혹한 경고를 담고 있다. 과연 여자들은 아름답기 위해 태어난 것인가, 아름답지 않다면 삶은 불행한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한 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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