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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김유정 "저, 라온이를 정말 사랑해요"



참 잘 자랐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만난 아역 출신 배우 김유정은 전보다 성숙하고 여성스러워졌다. 외모만이 아니었다. 연기에 대한 생각도, 말투도, 눈빛도 그랬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아역'이 아닌 '배우' 김유정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여느 또래들처럼 티없이 맑고 솔직한 속내가 사람을 빨아들이는 힘이었다. 

"보통 작품이 끝나면 시원섭섭한데 이번엔 시원하지가 않고 섭섭한 게 많아요. 섭섭하기만 해요.(웃음)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어요."

김유정은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남장내시를 연기했다. 여자임을 숨기고 궐에 있을 땐 내시 홍삼놈으로 불렸지만 속은 어엿한 여인 홍라온이었다.

"라온이 안에 삼놈이가 있고, 그 안의 모습을 끄집어내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중간에 삼놈이가 서신을 전해주다가 중전(한수연 분)한테 뺨 맞는 장면이 있는데, 물리적으로 뺨이 아픈 게 아니라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왜 내가 어렸을 때부터 남장을 해서 그랬을까' 생각마저 든 거예요. 그때 '라온이가 나한테 오고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 말미엔 살이 쏙 빠졌다. 극 중 아버지 홍경래(정해균 분)와 다니던 상황에서 라온이 밥 먹을 상황이 아니니 자신 역시 밥을 잘 안 먹게 됐단다. 그렇다면 실제 김유정과 홍라온(홍삼놈)의 비슷한 점은 뭘까. 

"저 좀 엉뚱한 면이 있어요. 나쁘게 말하면 '똘기'요. 전에는 제가 웃긴지 몰랐는데, 사실 제가 말만 하면 소소한 걸로 잘 터뜨려요.(웃음) 제 꿈 중에 하나가 사람들을 웃게 해주는 사람이 되는 거거든요.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고, 배우로서도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 제가 라온이를 만나서 더 밝게 변한 거 같아요. 마지막 촬영날 (친)아빠한테서 '고생했다, 라온이한테서 벗어나기 힘들겠다'고 문자가 왔었는데 저는 '라온이를 떨쳐내기 싫다'고 답장했어요. 그럴 정도로 전 라온이를 너무너무 사랑해요.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는 캐릭터였어요. 라온이가 울 때 저도 마음이 굉장히 아팠어요. 실제 성격이 밝아진 건 초반 삼놈이 역할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요." 

배우 김유정이 뉴스1스타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구르미 그린 달빛'은 자체 최고 시청률 23.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월화극 1위로 막을 내렸다. 대단한 시청률과 인기였다. 바쁜 촬영 가운데 김유정도 직접 느낄 수 있을 만큼 주변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학교 친구들이 '구르미'를 보고 문자도 실시간으로 보내주곤 했어요.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 '귀한 여인으로 대할 것이다' 이런 대사들을 막 따라하면서요.(웃음) 신기했어요. 친구들은 제가 촬영하면서 유일하게 반응을 볼 수 있는 통로나 마찬가지였는데, 정말 그 분위기가 잘 느껴졌어요."

극 중 라온은 김윤성(진영 분)의 한결 같은 마음을 마다하고 이영(박보검 분)과 사랑을 키웠다. 이영, 라온 커플이 설레는 로맨스를 보여줬지만 윤성의 곧은 외사랑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만약 김유정이 라온이었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했을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이제껏 항상 이영이라고 답했어요. 라온이가 영에 대한 감정이 워낙 깊었잖아요. 극에서 라온이가 조금이라도 세자한테 도움이 안 되는 일을 하면 저도 속으로 막 '왜 이래, 얘?' 이랬어요.(웃음) 그런데 윤성 오빠가 죽는 장면을 찍을 땐 너무 슬펐어요. 다 드러낼 수는 없었지만, 그 신을 찍으면서 '윤성이 왜 이렇게 멋있지' 생각했어요. 윤성이 마지막에 '늘 그리고 싶었던 그림입니다, 당신은. 그리는 순간, 행복했으면 그만입니다'라면서 '그러니 당신도 행복하라'고 하거든요. 그 대사 너무 좋았어요. 그 말 듣는 순간 정말 보내기가 싫었죠. 그런데 택해야 한다면…, 사실 쌓인 추억이 많아서 그래도 이영일 것 같긴 해요."

배우 김유정이 뉴스1스타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했다. © News1star / 권현진 기자


해 보고 싶은 역을 묻자 김유정은 장난스레 왕세자를 들었다. 사극 경험이 많은데 세자 역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을 터, 촬영 중간엔 박보검의 옷을 입고 사진을 찍은 적도 있었다고 얘기했다. '구르미' 촬영을 돌아보며 김유정은 역시 자신의 나이와 맞는 배역을 맡을 때가 가장 좋다고 했다. 라온처럼 말이다. 내시 시험 신 촬영이 정말 재밌었다고 수차례 언급하며 웃기도 했다. 

"보통은 '잊지 못할 것 같은 작품'이라고 말하는데요, '구르미 그린 달빛'은 잊기 싫은 작품, 멀어지고 싶지 않은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장면, 장면이 추억 속에 먼지가 쌓여도 그것마저 아름다워 보일 거예요. 행복한 시간이었고, 정말 감사한 작품이에요."

드라마를 마친 김유정은 학교 생활에 전념하고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홍보 일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 시청자분들 마음에 꼭 남아서, 어느 순간 생각나면 싱그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었음 좋겠어요. 아, 그랬지. '구르미 그린 달빛'이 있었지.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싱그러운 드라마였지 하고요. 그렇게 가끔 생각나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어요."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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