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 ⌈-ㄹ⌋
인식의 양상(aspect)에서 ⌈-ㄴ⌋은 [+완료성], [+결정성]이고, ⌈-ㄹ⌋은 [-완료성], [-결정성]이다. 지금까지는 과거, 미래 시제로 각각 다루었으나 이 둘은 인식의 양상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만약 동사에서 시제나 시상(時相)을 나타내고
싶다면, ⌈-ㄴ⌋⌈-ㄹ⌋ 앞에 ⌈먹었던, 먹었을⌋과 같은 선어말 어미의 개입이 허용된다.
시제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과거, 현재, 미래의 3분법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만약 ⌈-ㄴ⌋⌈-ㄹ⌋이 시제를
담당하고 있다면 그 둘이 어떻게 세 시제를 포용할 수 있을까.
동작 동사에 있어서는 ⌈-느-⌋ 현재를 담당하지만, 상태 동사는 현재와 과거는 같은 형태를 취하게 된다.
동작 동사
(과거) 먹은 밥, 준 물건
(현재) 먹는 밥, 주는 물건
(미래) 먹을 밥, 줄 물건
상태 동사
(현재) 예쁜 말씨, 큰 인물
(미래) 예쁠 말씨, 클 인물
그러나 다음의 예문에서는 시제를 말할 수 없게 된다.
1) 슬픈 때도 눈물이 나오지만, 기쁜 때도 눈물이 나온다.
2) 슬플 때도 눈물이 나오지만, 기쁠 때도 눈물이 나온다.
참고로 千字文을 보게 되면⌈하늘 天⌋과 같이 ⌈명사+漢字⌋의 1/2분포,
⌈검을 玄⌋과 같이 ⌈-ㄹ + 漢字⌋의 1/4분포,
⌈-ㄴ + 漢字⌋의⌈흰 白, 큰 大, 긴 長, 큰 德⌋4자(字), 나머지 1/4분포로 구성되어 있다.
⌈명사 + 漢字⌋를 빼고, 1/4이 ⌈-ㄹ + 漢字⌋의 구조를 보이는 이유는
한자를 처음 배우는 학습자에게는 [+완료성], [+결정성]보다는 [-완료성], [-결정성]의 인식 때문이다.
그렇지만, ⌈-ㄴ + 漢字⌋의⌈흰白, 큰大, 長, 德⌋의 한자는 아무리 어린 초급자의 경우라도
⌈클 巨 , 흴 素⌋에 비해 빈도수가 압도적으로 높고 쉽기 때문에 [+완료성], [+결정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