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읽게 되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고도 간결하게 씌어 있음을 본다.
한편으로는 많은 경우 표현적 효과를 위하여 모호(模糊)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어디 가? - 볼 일 보러 가.
볼 일은 사실을 정확히 알리기보다 한 마디의 짧은 표현으로 많은 정보를 나타내고 있다.
처음 말을 꺼낼 때, 물건을 사고 싶을 때, 시선을 말하는 사람에게 집중시키고 싶을 때,
‘여기요’ 하고 허두를 시작한다.
우리말에서 어떠할 때 모호한 표현이 쓰이고 있는지 살펴보자.
1. 정확한 숫자를 알지 못할 때
예) 옛날 옛적 아주 오랜 옛날에,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 수많은 책을 읽었어,
한 때 잘나가던 때가 있었지, 언제부턴가 철이 들더라고
2. 정확한 결정의 신중함을 나타내기 위해
예) 아직은 결혼할 때가 아닌 것 같아,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해,
용의자는 이 아무개로 알려져 있더군, XXX회사가 제일 잘 나가
똑떨어지는 말보다 겸손을 보이고 싶다면 문체에 모호함을 보이자.
똑떨어짐은 때때로 되바라지게 보일 수도 있다. 그 효과는 아래와 같다
1. 예절 있는 말투가 된다.
예) 선생님의 말씀 중에 어딘지 모르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2. 말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예) 정확한 시기를 말하기보다, ‘언제든지 시간 되시면 또 놀러 오세요’
물론 공식적인 초대에는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초대하는 분위기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3. 상세한 표현을 굳이 필요로 하지 않을 때
예) 여러 원인으로 수능 시험의 이중 정답을 인정하는 문제가 올해에도 도출되었다.
4. 글 제목의 간결한 표현으로 호기심을 발동시킨다.
예) 철없는 아내, 집 없는 천사
5. 민감한 문제의 긴장을 완화시킬 때 당사자의 이름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이다.
예) 4대강 사업의 문제는 당시 국정 책임자가 풀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