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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09 00:07
"토요일은 컴퓨터 학원으로 출근"…인생 이모작 '코딩' 배우는 직장인들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2,953  

주말 학원으로 '출근'하고 퇴근 후 시간 쪼개 온라인 강의
교육업계 호황에 정부 지원 프로그램 지원 1만명 몰리기도



#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직장인 김모씨(30·남)는 토요일이면 강남의 한 컴퓨터 학원으로 '출근'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종일 '코딩' 수업을 들으며 내년 상반기 관련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중 2~3일은 야근에 시달리는 김씨는 주말 하루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하루라도 빨리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기 위해서라도 매주 토요일 아침 신발끈을 조여맨다. 김씨는 "패션업계 대세가 온라인으로 기운지 이미 오래됐고,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며 "창업을 위해서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혀두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직장인 5년차 이모씨(28·여)도 최근 퇴사를 목표로 코딩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씨는 퇴근 후와 주말 시간을 쪼개서 한 달 코스 온라인 강의를 듣고있다. 이씨는 "현재 몸담고 있는 직업군이 예전부터 인공지능(AI) 시대에 사라질 직업으로 분류됐고 실제로도 유력해 보인다"며 "점점 AI, 빅데이터 등 기술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 만큼 배워두면 적어도 밥그릇 걱정은 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되면서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다. 연말 회식이나 모임이 잇따라 취소되고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생기는 '틈새 시간'을 배움의 기회로 삼아 전직을 노리는 것.

특히 AI와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분석 및 활용으로 요약되는 4차 산업혁명혁명 시대 산업군의 핵심 인력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변신하고자 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

코딩은 그 첫걸음이다. 코딩은 C언어, 자바, 파이선 등 프로그래밍 언어로 명령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입력하는 과정으로, 코딩을 마친 후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프로그래밍'이라고 한다. 

◇ '전통 강자' 외국어 다음이 데이터 사이언스·프로그래밍

코딩을 교육하는 관련 업계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성인 실무 교육 기업 '패스트캠퍼스'에는 올해 12월 기준 온오프라인을 포함해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강의 35개, 프로그래밍 관련 강의 55개가 개설됐다.

지난해 패스트캠퍼스의 과목당 매출액에서도 디지털 관련 과정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수강 비율이 높은 외국어(23.38%)를 제외하고 데이터 사이언스(17.68%), 프로그래밍(16.35%)이 2·3위를 기록했다. 가장 인기 높은 강의에서도 4위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석 A-Z 올인원 패키지', 5위 '데이터 분석 입문 올인원 패키지'가 이름을 올렸다.

성인 실무 교육 기업 '패스트캠퍼스'의 지난해 과목당 매출 비중. 데이터 사이언스와 프로그래밍이 각각 17.68%, 16.35%를 차지해 2·3위를 기록했다. (패스트캠퍼스 제공) © 뉴스1

패스트캠퍼스 관계자는 "전일제 학원은 대학생이 대부분이지만 온라인 강의 수강은 직장인 수가 더 많다"며 "취업난이 심해지다보니 철학과나 국어국문학과 대학생 중 애초 대학이 아닌 학원에서 개발자가 되려는 이들이 많고, 직장인들은 전직을 희망하거나 '내가 언제 잘릴지 모르는데 기술을 배워두면 수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다"고 말했다.

최근 IT 기업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반면 공급은 제한되면서 개발자들의 몸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 1만명 추석 무료 특강 '맛보기' 보고 정규 등록 줄이어

비개발자 대상 코딩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파르타 코딩클럽'은 설립 1년 반만에 누적 수강생 1만3000여명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9월30일~10월2일 3일간의 추석 연휴 기간에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 무료 특강을 풀었을 당시 순식간에 1만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당장 돈과 시간을 투입해 코딩을 배우지 못하더라도 기회가 있다면 발을 들이겠다는 잠재적 수요층인 셈인데, 이들 중 상당수는 무료 특강 이후 정규 강의에 등록했다고 회사는 전했다. 회사는 이달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2주간의 무료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온라인에서 600여명의 수강생이 웹개발과 앱개발, 자바, 딥러닝, 파이썬 데이터 분석 강좌 등을 수강하고 있다. 100명의 수강생이 참여하는 오프라인 강좌는 웹개발만 진행한다.

이범규 스파르타 코딩클럽 대표는 "수강생 40%가 직장인, 25%가 학생이고 나머지는 성인이지만 직장을 다니지 않고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이나 자영업 종사자, 주부 등"이라며 "코로나19로 생긴 여유 시간에 자기개발을 하거나 반대로 승무원 등 코로나로 직업 안정성에 문제가 생긴 분들이 많이 듣는다"고 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12월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 개소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 학습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과기정통부, 월 100만원 지원금 주고 "마음껏 공부해라"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설립한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기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무료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인 '42서울'에서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500여명의 교육생이 교육을 마치거나 진행 중이다.

지난해 교육생 지원에 1만1118명의 지원자가 쏠렸고 당초 한 기수에 250명씩, 1년에 두 기수로 500명 규모의 교육생을 양성하려던 42서울은 올해 후반기 예산이 증액되면서 2기에 100명을 추가 선발하게 됐다. 온라인 테스트 등 지원 절차를 거쳐 합격하면 약 2년의 교육 과정 동안 월 1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경제적 부담감을 덜고 "코딩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와서 마음껏 공부하라"는 취지다.

서울시 소유의 개포동에 위치한 42서울 캠퍼스는 400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지만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오프라인 수업은 일부만 진행,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수업 시간이나 교재, 교사가 정해져 있지 않지만 교육생들이 주어진 문제를 풀기 위해선 일주일에 평균 70시간 정도를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직장인보다는 대학생이나 재취업을 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쇼핑몰 사이트를 만들라', 'AI로 데이터를 분석해서 특정 값을 내라', '엘리베이터가 순차적으로 올 수 있게 알고리즘을 짜라' 같은 다양한 수준의 문제가 주어지는데 어려운 문제의 경우 푸는 데 일주일이 걸리기도 한다. 공부 시간과 상관없이 문제를 못 푼 교육생의 계정은 휴면 처리되는 방식의 '퇴학 시스템'이 있다. 1기 수료 교육생 중 일부는 국내 굵직한 대기업 및 IT 기업에 취업하기도 했다고 재단은 전했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관계자는 "본과정 교육생을 보면 60%가 비전공자고 컴퓨터 사이언스 등 전공자는 40%에 불과하다"며 "비전공자는 인문학, 경제학, 어학, 미대 석사하다 오신 분들 등 다양한데 보통 개발이라는 게 굉장히 이과적인 것이라고 상상하지만 실제로는 기본적 논리력과 열정, 끈기만 있으면 어느 정도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저희 교육 프로그램이 방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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