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요진와이시티 전용 84㎡, 호가 1.2억원 '쑥"
원주 이지더원 전용 84㎡, 3.2억원 신고가 거래
정부가 집값 상승이 과도한 충남 천안과 경남 창원, 울산 등 전국 37곳을 규제지역으로 신규 지정하자,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일부 집주인들은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고 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충남 아산시 주요 아파트 단지들은 지난 주말 새 호가가 최고 1억원 넘게 오르는 등 집값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곳은 지난 17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천안시, 논산시, 공주시와 달리 정부 규제를 피했다.
아산시 배방읍에 위치한 '요진와이시티' 전용 84.7㎡ 호가는 현재 7억원에 달한다. 같은 면적은 불과 닷새 전인 지난 16일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인근 지역이 규제지역 지정 전후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호가는 신고가 대비 1억2000만원 상승했다.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얼마 전만 해도 6억5000만원도 비싸다는 분위기였는데, 정부 규제를 피하면서 며칠 새 호가가 7억원까지 올랐다"며 "천안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산시 대장 아파트 격인 '탕정삼성트라팰리스'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크게 늘었다. 부동산 애플리케이션 '호갱노노'가 실시간 방문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 18일 이 단지에는 5697명이 방문했다. 규제지역 발표 전날인 16일 959명에 비해 5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이 단지 전용 84.73㎡는 기존 3억원 중후반 가격대에 거래됐지만, 최근 호가는 4억원 후반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투자 목적의 문의가 꾸준하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다"며 "매물 자체가 귀한 데다 호가도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비규제지역인 강원 원주시에서도 풍선효과 우려가 번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원주시 지정면에 위치한 '이지더원' 전용 84.98㎡는 지난 17일 3억2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거래(16일)보다 4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업계에선 경기 고양시 일산도 비규제지역과 함께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김포에 이어 지난주 파주까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일산으로 다시 투자자가 모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산은 같은 규제를 적용받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굵직한 개발 호재가 있어 집값 상승 기대감이 꾸준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12월 둘째 주(14일 기준) 일산동구와 일산서구의 아파트값은 각각 0.75%와 0.99%로 올라 전주 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경기 아파트값 상승률(0.3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정부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도식적 기준으로 (규제지역을) 지정해 아파트 가격 폭등이 전국으로 확산하게 만드는 데 크게 기여를 하고 지정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불만만 가중시켰다"며 "일정 세대 이상의 다세대주택이 있는 전 도시지역을 다 묶거나 다 해제해 시장에 맡기는 게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