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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22 00:08
되살아난 와인 열풍…2000년 초반과 다른 이유 세가지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714  

'초저가·홈술족·접근성 개선'…2007년 정점 후 성장세 꺾여


2000년대 중반 정점을 찍고 주춤했던 국내 와인 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별한 날 마시는 고가의 술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즐기는 술이 되고 있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 주류 매출 가운데 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맥주와 소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주류업계에서는 최근 와인 열풍은 과거와는 다르다고 평가한다. 비싼 와인 일색이었던 시장은 초저가 와인의 등장으로 제품군이 다양화됐다. 또한 '홈술'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면서 주류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여기에 편의점에서까지 와인을 판매할 정도 언제 어디서나 와인을 살 수 있게 됐다. 지금의 와인 열풍이 오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마트 와인매장에서 고객이 와인을 고르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마트 와인 누적 매출액은 이날까지 약 1100억원을 달성했다. 판매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0.6%로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2018년(16.4%)보다 두 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와인' 단일 품목으로 사상 첫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한 점도 의미가 남다르다. 이마트에서 연간 1000억원 이상 팔리는 품목은 라면, 우유, 축산, 맥주 등 생필품이 대부분이다. 사실상 올해는 와인을 우유나 맥주만큼 마신 꼴이다. 2020.11.29/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완만한 성장세 후 큰 폭 신장세, 내년 수입액 3억달러 돌파 기대

22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와인 수입량은 4265만3186리터로 전년 동기 대비 19.1% 늘어났다. 수입액 역시 2억5480만달러로 전년대비 20.5%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수입량(4349만5275리터)과 수입액(2억5919만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량 기준 전체 주류 수입이 15.5%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와인시장 성장은 더욱 두드러진다. 

국내 와인 시장은 2007년 1억5036만달러(수입액 기준)를 정점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2009년에는 1억1245만달러로 바닥을 찍은뒤 2011년 1억3207만달러, 2012년 1억4742만달러, 2013년 1억7117만달러, 2014년 1억8238만달러, 2015년 1억8976만달러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후 2017년 2억2004만달러를 기록하며 최초로 2억달러를 돌파했다. 2018년 2억4399만달러, 2019년 2억5919만달러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와인 시장규모는 2억8000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과 비교하면 2.5배 성장한 셈이다. 내년에는 3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업계는 국내 와인시장이 이처럼 커진 이유로 '초저가 제품의 대중화'를 첫손에 꼽는다. 가격 부담이 없는 3900원, 4900원 등 초저가 제품들의 출시가 와인의 진입장벽을 낮춰 와인 소비층을 확대한 것이다. 또한 이들 고객 상당수가 중저가 와인 소비층으로 이어지며 전체 와인 시장 볼륨을 확대했다.

홈술족 증가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에 따라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자 고도주보다 저도주로 가볍게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된 것이 와인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의 마케팅도 와인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 와인 구색을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주류 규제 완화에 따른 스마트오더 시행이 와인 소비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미리 원하는 와인을 주문하고 결제한 뒤 가까운 매장을 방문해 수령하는 방식으로 구매 편의성이 극대화된 것이다.

© 뉴스1

◇와인 판매 유통업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매출 큰 폭 증가

실제 유통업체들의 와인 매출이 크게 뛰었다. 이마트가 지난 1월부터 이달 13일까지 주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와인 비중은 27.7%로 국산 맥주(25.2%), 소주(17.1%)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 맥주(15.9%)는 4위로 밀려났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 1월부터 이달 17일까지 전체 주류 매출 가운데 와인은 19.8%로 수입맥주와 같은 비중을 보였다. 국내 맥주 비중(27.2%)보다는 낮았지만 와인 매출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와인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초저가 와인으로 와인 고객을 끌어들인 롯데마트는 맛과 가격까지 갖춘 중저가 와인으로 고객층을 넓혀 나간다는 전략이다. 

CU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포켓CU에 사전 결제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하고, 본격적인 와인 O2O 판매에 나섰다. 지난 6월부터 CU의 멤버십 앱인 포켓CU를 통해 주류 예약 서비스 'CU 와인샵'의 운영을 시작했으며 12월 현재 120여종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그 결과 CU 와인샵의 지난 11월 매출은 론칭 초기 대비 무려 8배 이상 성장했다. CU 전체 와인 매출도 2017년 14.5%, 2018년 28.3%, 2019년 38.3%에 이어 올해(1~11월)는 60.9%로 주류 카테고리에서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마트24 역시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와인 판매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매일 1만2000여병이 판매되며 20일 누적 24만여병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12월 이달의 와인으로 선정된 라 크라사드 까베르네 시라 750ml는 일평균 4500병씩 판매 되며 총 9만병이 팔렸다. 이 추세라면 22일 준비된 수량 10만병이 완판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 크라사드는 이마트24가 지난 6월 9900원에 판매하며 준비된 3만병이 조기에 완판됐던 와인이다. 연말을 맞아 이마트24가 고객 감사의 마음을 담아 6월대비 3배 이상 많은 10만병을 준비했으나 이 역시 조기 완판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해외여행이 사실상 금지되며 면세점에서 구매하는 와인 수요가 국내 판매로 유입된 것도 국내 와인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만큼 와인을 대부분 국내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와인 전성기의 경우 한-미·한-EU FTA(자유무역협정) 효과로 인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했고 와인에 대한 호기심 등의 영향으로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에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이유로 또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주류업체와 유통업체가 와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와인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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