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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1-04 02:10
애매한 수습, 잠복한 갈등…사면론 향방에 이낙연 정치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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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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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반발에 '당사자 반성' 등 전제로 한발 물러서…李측, 당내 설득 분주 당내선 청와대 의중 파악하느라 의원들 '레이더' 가동 움직임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면 논란을 일단 진화했지만, 흔들린 입지를 다잡고 당내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더 큰 과제가 던져졌다. 당 핵심인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반발이 특히 강했던 만큼 이 대표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해들어 첫 공개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4일 오전에는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이 사면 논란에 대해 말을 아끼거나, 이 대표의 충정을 이해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사면 반대 의견이 분출하며 격앙된 지난 1~2일과는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다. 전날(3일) 비공개 최고위 긴급 간담회에서 사면 건의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과를 전제로 한다는 수습책을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고위에서는 양향자 최고위원을 제외하면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누구도 사면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과 민생, 주요 입법과제 등 논의에 집중했다. 최인호 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를 마친 뒤 "오늘 사면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의원들과 당원들이 어제 최고위 간담회 내용에 충분히 공감하고 진정성을 이해하리라 본다"고 했다.
사면 관련 청와대의 의중을 살피려는 움직임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중순쯤으로 예상되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 청와대 측에 사전 기류를 파악하려는 의원들의 '취재' 경쟁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모 인사도 청와대 측에 사면 관련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며 "신중한 이낙연 대표 스타일상 청와대와 사전 교감이 전혀 없었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같은 당내 혼란은 전날 최고위 입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최고위는 전날 간담회 직후 '개혁과 통합을 함께 추진한다는데 공감했다'는 모호한 메시지를 냈다. 사면에 '국민과 당원의 뜻'과 '당사자의 반성'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사면 건의 뜻을 접겠다는 말도 없었다. 이 대표 본인도 사면 건의에 대해 "제 오랜 충정"이라며 재확인했고, 측근들에게도 뜻을 접은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일단 신년부터 둘로 쪼개진 당내 분위기를 다잡으면서,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선고(14일)를 지켜보겠다는 생각으로 전해졌다. 전날 최고위에서 사면 관련 발언을 자제하기로 뜻을 모은 것도 더는 관련한 당내 분열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에서다.
또한 이 대표는 수습을 위해 반대가 심했던 의원들에게는 직접 연락하거나 핵심 측근을 통해 이 대표의 결단 배경과 상황 등을 공유하고 오해를 풀고 있다고 한다. 야당과 협치를 모색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이 지지자들에게 더 거센 비판을 받았던 과거 사례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보복 없는 통합의 정치 등을 설명하며 이 대표의 '국민 통합' 취지를 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와 가까운 당내 중진인 설훈 의원도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우리 당원들이 지금 굉장히 격앙돼 있는데 꼭 그렇게만 볼 것이 아니다. 좀 쿨다운해서 이 상황을 냉정하게 보자"며 "'어떤 방법으로 이 난국을 탈피할 것이냐'하는 점에서 이낙연 대표의 고심을 한편으로 이해해야 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어차피 집권세력이 풀고 가야 할 문제이고, 사면 결정권자인 문 대통령의 부담을 이낙연 대표가 나눠지고 가는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반대를 했던 의원들도 '이해할 수 있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다만 강성 지지층에선 당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지지율에서도 이 대표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밀려 3위를 기록하는 여론조사가 이어지고 있어 당 대표뿐 아니라 대선주자로서도 국면 전환이 절실해 보인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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