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에게 장교가 '반말' 못해…서로 존대하는 보완적 관계
밤낮없는 훈련에 유대위처럼 뽀얀 피부 중대장 없어
육군특수전사령부(이하 특전사) 소속 대위와 의사의 로맨스를 그린 KBS2의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국내를 넘어 중국에서까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덕분에 2011년 3월부터 2013년 6월까지 특전사에서 장교로 근무한 기자는 최근 어딜가나 "드라마 속 장면들이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흔히 말하는 '특전사'는 '특수전사령부'를 줄인 말이다. 특전사는 평시에는 대간첩·대테러 작전 등 임무를 수행한다. 전시에는 적 후방으로 침투해 정찰·감시, 주요 시설물 타격, 항공지원 요청, 요인 암살 및 구출, 심리전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같은 특전사라 할지라도 부대마다 침투방법이 다르거나 공격목표가 따로 부여되는 등 조금씩 맡은 임무가 다르다.
◇비상 시 태우러오는 교통수단은 택시
우선 "저게 말이 되느냐"는 질문이 가장 많이 나온 장면은 무엇일까?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가 강모연(송혜교 분)과 만나는 동안 비상이 걸려 헬기가 그를 태우러 온 장면이었다. 기자 뿐 아니라 이 장면을 본 특전사 출신 예비역들은 "황당무계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드라마이니까 어느 정도 허구적인 장면은 넘어갈 수밖에.
특전사에서는 자주 비상이 걸려 부대 밖에 있다가도 급하게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 그 때마다 우리를 태우러 오는 것은 '헬기'가 아닌 '택시'였다. 아무리 707특임대대라고 해도 이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장교와 부사관의 관계…"계급 높으니 반말?"
드라마 첫회에서 군의관인 윤명주 중위(김지원 분)가 부팀장인 서대영 상사(진구 분)에게 반말로 지시하는 장면 역시 특전사 예비역이라면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질법했다. 둘 사이의 애정관계가 얽힌 문제이긴 하지만 임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군의관 중위가 직속상관도 아니면서 10년 이상 복무를 한 상사에게 그런 식으로 지시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흔히 부사관에 대해 장교보다 '아래' 있는 계급으로 생각해 장교가 막 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부사관이 아무리 오래 복무해도 장교보다 계급이 높아질 수 없다. 하지만 부사관과 장교의 관계는 일방적인 상하관계라기 보다 서로 돕는 보완적 관계이다.
부사관의 수가 많은 특전사는 특히 이런 분위기가 강하다. 그래서 대화할 때도 서로 존대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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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 현장 사진. © News1star/태양의 후예 문화산업전문회사, NEW |
◇파병지에서 데이트를? "이럴 순 없지 말입니다"
파병은 특전사 대원 중 소수에게만 허락된다. 기자는 군 생활 동안 파병을 다녀올 기회는 없었다. 중대장으로 아랍에미리트에 파병을 다녀온 한 예비군 대위에게 파병지의 분위기를 물었다.
특전사 예비군 대위인 최모씨(32)는 "(드라마처럼) 파병지를 휴양지처럼 다니는 군인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참모가 아닌 중대장이 중대원들과 같이 있지 않고 여자랑 데이트하러 다니는 건 말도 안 된다"며 "파병은 임무 때문에 가는 것이지 놀러 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궁금증은 과연 '유시진 대위 같은 중대장이 있을까'일 터. 누군가의 말처럼 특전사에는 중대장이 '발에 차일 정도'로 많다. 일반적인 보병대대의 경우 1개 대대에 4명의 중대장이 있다. 하지만 특전사 1개 대대는 15개 팀으로 구성되며 팀마다 1명씩, 15명의 중대장이 있다.
이렇게 많은 중대장 중 드라마의 유시진 대위처럼 잘생긴 중대장을 봤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일단 피부가 너무 좋다. 추울 때나 더울 때나 항상 야외에서 훈련을 하는데 그런 뽀얀 피부라니, 가장 결정적인 고증실패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