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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6-29 09:31
눈산조망대/도마 위의 DOMA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5,237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도마 위의 DOMA
 

지난 며칠간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사진들이 묘한 대조를 보였다. 한국신문엔 중국을 공식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과 정답게 악수하는 사진이, 미국신문엔 여자끼리(또는 남자끼리) 포옹하고 뽀뽀하는 사진이 실렸다

내 눈엔 처녀인 박 대통령과 유부남인 시 주석이 손잡은 사진이 훨씬 덜 민망스러웠다. ‘골통보수’라고 해도 할 말 없다.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으로 규정한 결혼 수호법(DOMA)이 결국 연방 대법원으로부터 위헌판정을 받아 시끌벅적하다. 물론 판결의 요지는 남녀간의 결혼이 위헌이라는 게 아니다. 동성간의 결혼이 합법이라는 말도 아니다. 이미 결혼 상태인 동성커플들이 일반 부부처럼 1,000여 가지의 연방 베네핏을 받지 못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말이다.

DOMA가 대법원 칼도마에서 비명횡사함에 따라 이제 동성결혼이 합법화 된 12개 주와 워싱턴DC의 동성커플들은 부부로서 유산상속, 배우자 소셜연금, 시민권 신청 등 다양한 연방정부 베네핏을 누리게 된다

캘리포니아 동성부부들도 마찬가지다. 캘리포니아의 동성결혼 금지법(프로포지션-8)도 이번에 DOMA와 함께 위헌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DOMA는 겨우 17년을 살고 퇴출됐다. 1993년 하와이 주정부가 3쌍의 동성커플들에게 결혼증명서 발급을 거부했다가 주 대법원으로부터 위헌판결을 받았다. 연방의회는 이런 추세가 확산될 것을 예상하고 연방 베네핏에서 동성부부를 배제하는 내용의 DOMA1996년 서둘러 제정했다. 그 후 DOMA는 동성결혼 지지자들의 ‘공적 1호’로 꼽혀왔다.

연방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동성결혼의 합법여부 결정을 유보했다. 동성결혼 인정여부는 각 주의 고유권한이어서 연방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연방정부가 불법마약으로 규정한 마리화나를 지난해 워싱턴주와 콜로라도주가 합법화한 것과 매한가지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동성결혼 합법화 캠페인이 더 많은 주에서 더 강력하게 벌어질 터이다.

동성결혼 역사는 꽤 길다. 수천년전 아시리아의 종교문헌에서 동성결혼 기도문이 발견됐다. 로마폭군 네로는 ‘남자부인’ 여러 명과 공식 혼례를 올렸다. 하지만 기독교를 로마 국교로 선포한 콘스탄티누스황제는 소돔과 고모라가 ‘남색(sodomy)’ 때문에 여호와의 유황불 심판을 받았다며 동성커플을 사형에 처하도록 하는 무서운 칙령을 AD342년 내렸다.

이젠 기독교도 예전 같지 않다. 예배당 건물을 함께 사용하는 미국인 교회에 얼마 전 새 목사님이 부임했다. 교인들이 대부분 백인노인인 보수 교회인데 새 목사님은 의외로 흑인여성이었다. 그 목사님의 배우자 역시 흑인여성임을 알고는 까무러치게 놀랐다. 작년 11월 워싱턴주 주민투표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안이 여유 있게 통과된 게 우연이 아니었다.

한인들은 유교문화 영향 탓인지 대체로 동성결혼을 혐오한다. 하지만 동성결혼은 범세계적 세태이다.

세계 최초(2001)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네덜란드를 비롯해 캐나다․프랑스․‧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스페인‧포르투갈‧아르헨티나‧브라질 등 13개국이 이를 합법화하고 있다. 영국‧독일‧스위스‧체코 등 15개국은 전 단계인 동성커플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모든 면에서 유행의 첨단을 걷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영화감독 김조광수와 그의 19살 연하 게이 파트너인 김승환이 오는 9월 결혼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대중 환시리에 키스했다. 이들은 결혼식에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 의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각계 지도자들을 최대한 많이 초청해 동성결혼 합법화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동성결혼 파도의 최후 방벽이었던 DOMA가 무너졌다. 교계 지도자들은 앞으로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양산되고 수간이나 집단결혼도 합법화 될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여자끼리 뽀뽀하는 모습을 뻔질나게 보고 자랄 자녀들을 부모가 따라다니며 단속할 수밖에 없다. 딸아이로부터 “엄마, 나도 옆집 메리와 결혼할래”라는 말을 듣는다면 이미 늦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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