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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1-08 09:43
눈산조망대/ 어지러운 세상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838  

윤여춘 한국일보시애틀지사 고문


어지러운 세상

 
쏜살처럼 빠른 세월 속에 세상도 정신없이 빨리 바뀐다
워싱턴주에서 2년전 동성결혼이 합법화돼 남남, 여여가 백주대로에 끌어안고 뽀뽀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올해는 오리건, 알래스카, 아이다호, 와이오밍 등 서북미 주를 포함한 전국 16개주에서 동성결혼이 주민투표, 또는 법원판결로 합법화됐다. 이젠 32개주에서 남자끼리, 여자끼리 결혼할 수 있다.

시애틀의 에드 머리 시장은 게이다. 주 상원의원시절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앞장서 추진했고 지난해 이 법이 발효되자 ‘남편’ 마이클 시오사키와 정식 결혼했다. 애플 CEO 팀 쿡이 지난 주 스스로 게이라고 밝히자 전국에서 찬사가 쏟아졌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그의 ‘용기’에 경의를 표했다. 게이임을 감추면 바보고 밝히면 영웅이 되는 세상이다.

작년에 워싱턴주와 콜로라도주가 주민투표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데 이어 올해는 오리건과 알래스카가 그 뒤를 따랐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서북미 3개 주가 갑자기 ‘대마초 천국’이 돼버렸다. 특히 올해 선거에서는 미국 수도인 워싱턴DC까지도 마리화나를 합법화해 머지않아 미국 전역의 하늘이 대마초 연기로 뇌리끼리 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마리화나에 관한한 미국은 변화의 왕국인 한국보다 더 빨리 변하고 있다. 바로 엊그제 한국의 힙합가수 이센스(본명 강민호)가 미국에서 마리화나를 밀수입해 피우고 판매한 혐의로 다른 4명과 함께 구속됐다. 내 또래 세대인 신중현, 윤형주, 김세환, 이장희, 김정호, 김도향 등 ‘대마초 가수’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찼던 40여년전 군사정부 시절과 다르지 않다.

더 놀랄 변화가 일어났다. 도전만 하면 번번이 KO당한 총기규제 강화 주민발의안이 올해 워싱턴주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통과됐다. 전보다 엄청나게 많아진 캠페인자금 덕분이다. 발의안 추진단체는 반대진영보다 20배나 많은 1,000만달러를 썼다. 선거는 역시 돈이 말한다. 투표 마감 1주일 전에 터진 매리스빌-필척고교 총기 난사사건도 도움이 됐을 터이다.

이제 워싱턴주에서는 개인끼리는 물론 ‘총기 쇼’에서도 쉽게 총포류를 거래할 수 없다. 구입자의 신원배경을 꼼꼼히 조사해야 한다

하지만 총기규제 발의안 통과로 전쟁이 끝난 건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다. 매리스빌고교 사건이 입증했듯이 합법적으로 구입한 총기의 관리강화 법안도 절실하다. 막강한 전국 총기협회(NRA)의 반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미국 정치인들이 놀고먹는 한국 국회의원들을 닮아가는 것도 변화라면 변화다. 의회정치의 표본인 미국에서 동성결혼, 마리화나, 총기규제, 존엄사 등 굵직한 사안들은 의회 아닌 유권자들이 직접 관철했다. 선거구민이나 로비스트들의 눈치가 무서운 사안들을 의원들이 주민투표로 떠넘기기 일쑤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유권자 파워의 직접민주주의가 구현된다.

워싱턴주 한인들은 올해 선거에서 기대했던 섀리 송 후보의 주 상원 진출이 좌절돼 크게 실망했다. 무명과 캠페인자금 부족의 악조건 속에서 선전했지만 토박이 전직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또 한번의 실망일뿐 절망은 아니다. 소수민족계 후보가 카운티 의회나 주의회 입성을 단숨에 이루기는 어렵다. 한인사회가 그녀의 세 번째 도전을 격려해야 한다.

올해 워싱턴주 선거의 진정한 승자가 있다. 세금이라면 앨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시민들로부터 묵직한 징세안을 OK 받은 머리 시장이다. 시애틀 시민들만을 위한 카운티 노선버스 확보, 시 공원국 신설, 어린이 일괄 유치원수용 등 과감한 정책들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최저임금 15달러 인상도 그의 작품이다. 취임 후 1년이 지나기 전에 이 모든 걸 해냈다.

입바른 말이지만 그의 재선은 따 논 당상이다. 머지않아 주지사가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런데, 좀 찜찜하다. 크리스 그레고어 전 주지사를 ‘퍼스트 젠틀맨’인 마이크 그레고어가 졸랑졸랑 따라다닌 건 그런대로 애교가 있었다. 하지만 남자끼리인 머리-시오사키의 ‘퍼스트 부부’는 보기에 떨떠름할 것 같다. 세상이 너무나 빨리 바뀌므로 걱정도 미리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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