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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3-07 09:29
눈산조망대/ 지금 몇 시인가요?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935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지금 몇 시인가요?

 
반세기 전에 액션모험영화 ‘80일간의 세계일주’가 크게 히트했다. 지금은 8일도 남아돌지만 19세기 때 세계를 80일 안에 돈다는 건 허튼소리였다. 런던 사교클럽 회원들과 내기를 건 데이비드 니븐은 파리에서부터 풍선‧기차‧배‧말‧코끼리 등을 닥치는 대로 타고 스페인‧인도‧홍콩‧일본‧미국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80일째 되던 날(일요일) 영국에 당당히 귀환한다.

하지만 그는 즉각 은행강도 혐의로 체포돼 리버플 감옥에 갇힌다. 진범이 잡혀 저녁에 풀려났지만 런던에 약속시한( 845)까지 갈 수 없어 낙담한다. 그때 신문을 본 그는 화들짝 놀란다. 그 날은 일요일이 아닌 토요일이었다. 날짜 변경선을 지나면서 하루를 번 것을 몰랐다. 그는 정시에 사교클럽에 나타나 동료 4명으로부터 2만 파운드의 판돈을 챙긴다.

흘러간 컨트리 팝송 가운데도 시간 계산이 아리송한 노래가 있다. 글렌 캠벨, 자니 마티스, 에디 아놀드, 로저 밀러 등 수 십명의 가수와 악단이 다투어 부른 ‘내가 피닉스에 도착할 시간쯤엔’이라는 노래다. 아마도 LA의 애인 집에서 야반도주한 ‘배신남’이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동부쪽으로 내빼면서 시간 시간 애인이 취할 반응을 상상하는 내용의 가사이다.

“내가 피닉스에 도착할 시간쯤엔 그녀가 일어나겠지. ‘떠난다’고 써서 문에 걸어 둔 내 쪽지를 읽으며 웃겠지. 자주 그렇게 말해왔으니까…”라고 읊는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자고 있을 수도 있다. 산악시간대인 피닉스는 일광절약시간(DST) 기간 외에는 태평양 시간대인 LA보다 한 시간 빠르다. 애리조나는 미국 본토에서 유일하게 DST를 지키지 않는 주이다.

매년 3월 둘째 일요일에 한 시간 앞당기고 11월 첫째 일요일에 한 시간 늦추는 일광절약시간(서머타임)을 애리조나와 하와이는 지키지 않는다

사모아, , 푸에르토리코, 버진 아일랜드도 마찬가지다. 애리조나에서도 나바호 인디언부족은 DST를 지킨다. 하지만 나바호 땅에 둘러싸인 호피부족은 안 지킨다. 인디애나에선 원래 16개 카운티만DST를 택했었다.

이 같은 혼란은 연방의회가 1966 DST 시행을 위해 ‘단일 시간법’을 제정하면서 이를 각 지방자치단체의 선택사항으로 남겨뒀기 때문이다.

콜로라도주에선 덴버만 DST를 시행했을 뿐 포트 콜린스를 비롯한 주내 대부분의 다른 도시들은 이를 외면했다. 덴버의 호텔과 기차역 등에는 덴버시간과 여타지역 시간을 알리는 두 시계가 한동안 로비에 걸려 있었다.

일광절약시간은 사실은 전쟁의 산물이다. 연방 정부가 세계 제1차 대전 중 전기절약을 위해 처음 도입했다(적국 독일도 그랬다). 

하지만 국민들이 너무나 싫어해 전쟁이 끝나자마자 폐지됐다.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도, 그로부터 30년 후인 1973년 세계 석유파동 때도, 똑같은 이유를 들어 DST를 일년 열 두달 시행했다가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일광절약시간 폐지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올해도 워싱턴주를 비롯해 오리건, 알래스카, 텍사스, 앨라배마, 유타, 뉴멕시코 등지의 주의회가 관계법을 심의 중이거나 심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전기 절약효과가 고작 1%정도로 미미한데다, 환영할 줄로 알았던 농민들은 반대하는 반면 골프장, 스키장, 여행사, 크루즈 등 레저업계만 지지한다고 꼬집는다.

이들과는 정반대로 워싱턴주와 앨라배마주의 일부 정치인들은 연중 서머타임 제도를 허용해달라고 연방정부에 진정하고 있다. 햇볕을 많이 쬘수록 건강에 이롭다는 논리다.

실제로 아르헨티나, 아이스랜드, 우즈베키스탄, 벨라루스 등 일부 국가들은 연중 서머타임제를 시도했었다. 러시아도 2011년부터 3년간 이를 시행했다가 국민들의 반대로 지난해 폐지했다.

서머타임이 없는 한국에 전화를 걸려면 먼저 동료에게 “서울은 지금 몇 시냐”고 물어야 한다. 내겐 연간 두 차례 수많은 시계를 조정하는 일도 쉽지 않다. 공연한 ‘시간장난’ 때문에 멀쩡한 사람들이 골탕을 먹는다

어느 농부 말처럼 닭은 시계를 보고 울지 않는다. 서머타임이 꼭 필요하면 직장별로 출퇴근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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