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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30 06:08
눈산조망대/ 메인 스트리트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5,512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메인 스트리트

 
LA를 찾는 여행객들이 대개 그렇듯이 나도 36년전 연수 왔을 때 디즈니랜드부터 구경 갔다. 정문에 들어서자 ‘메인 스트리트, USA’라는 널따란 길이 멀리 ‘백설공주 성’까지 뻗어 있었다. 그 길 양쪽에 시청, 소방서, 극장, 식당, 기념품 가게 등이 즐비했다. 모든 구경거리가 그 도로를 중심으로 펼쳐 있었다. 그래서 ‘동네광장(타운 스퀘어)’으로도 불렸다.

2년간 이어진 연수기간에 LA 다운타운의 메인 스트리트도 뻔질나게 달렸다. 그 주변에 있는 LA시청, 경찰국 또는 연방법원에 갈 일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리틀 도쿄’로 불리는 일본타운에 값싸고 맛좋은 식당들이 많았다. LA타임스도, ‘라부신보’(일본신문)도 거기 있었다. 특히 자바시장, 패션거리, 보석도매시장 등엔 지금도 한인업소들이 밀집해 있다.

메인 스트리트는 멋진 도로 명 같지만 사실은 이름이 아니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주된 길’이다. ‘신작로’와 다를 게 없다. 그 뻔때 없는 이름의 도로가 미국의 거의 모든 대소 도시에서 행세한다. 도시가 모양새를 갖추면서 맨 먼저 중심부에 뚫리는 그 길엔 시청, 법원, 경찰국 등과 함께 식당, 호텔, 상점 등이 몰려들어 다운타운 비즈니스 구역이 형성된다.

그래서 메인 스트리트는 다운타운 전체를 상징하는 말로도 쓰인다. 미국인들이 메인 스트리트라는 말을 들으면 십중팔구 고색창연한 건물, 대를 잇는 점포, 감칠맛 나는 식당, 분위기 아늑한 술집, 신바람 나는 퍼레이드 등을 머리에 떠올린다. 전국 도시의 메인 스트리트가 풍기는 이런 친밀감을 뭉뚱그린 것이 바로 디즈니랜드의 ‘메인 스트리트, USA’이다.

하지만 도시의 대동맥 같은 메인 스트리트는 지난 수십년간 주민들의 ‘탈 도심’ 바람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걸었다. 교외에 산뜻한 주택단지들이 잇달아 개발되고 대형 상가들이 들어섰다. 인터넷 쇼핑이 보편화돼 다운타운 업소에 가지 않고도 방에 앉아 모든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다운타운은 술주정뱅이들과 무숙자들이 들끓는 우범지대로 전락했다.

이런 현상을 반전시켜 메인 스트리트의 옛 영화를 되찾자는 취지로 1995년부터 ‘전국 메인 스트리트 센터(NMSC)’가 성공적인 메인 스트리트들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금년에는 케이프 기라도(미주리), 몬클레어(뉴저지) 및 로린스(와이오밍)가 꼽혔다. 워싱턴주 도시들 중에서는 포트 타운젠드(2000), 왈라왈라(2001) 및 웨나치(2003)가 선정됐었다.

시애틀타임스 등 전국의 주요 일간지 주말판에 삽입돼 배포되는 ‘퍼레이드’ 잡지는 3,300만 독자들이 지명한 전국의 2,000여 우수 메인 스트리트 가운데 16개를 추린 후 독자들의 인터넷 투표를 통해 콜리어빌(테네시)과 맥민빌(오리건)을 최종후보로 꼽았다. 결국 콜리어빌이 마지막 투표에서 맥민빌을 누르고 올해의 최우수 메인 스트리트 도시로 선정했다.

한편 폭스 TV는 소매업과 관광산업 등 비즈니스 측면보다 인구(중소도시 위주), 역사, 문화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등에 초점을 맞춰 전국의 ‘14 베스트 메인 스트리트’를 선정했다. 그 명단에도 콜리어빌과 맥민빌이 올라 있다. 워싱턴주의 와인 명산지 왈라왈라와 이웃 아이다호의 호반도시 코들레인도 끼어 있고, 애리조나의 풍광 좋은 세도나도 포함돼 있다.

시애틀의 메인 스트리트는 볼품이 없다. 중간중간 끊기고 주변에 특별한 건물도 없다. 오히려 파인, 스프링, 예슬러 등 인접도로들이 더 메인 스트리트 답다. 근처 노인아파트에 사는 한 은퇴 장로는 그런 메인 스트리트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머지않아 천국에 가면 ‘하나님의 보좌’와 금은보화로 장식된 메인 스트리트를 ‘어린양 예수’와 함께 걸을 것이란다.

그 말이 솔깃하게 들렸지만 천국에 가기 전에 미국 전역의 메인 스트리트들을 둘러보고 싶은 충동을 누를 수 없다. 2,000여 개는 너무 많고, 그 반의 반의 반만 돌아봐도 족하다. 진짜 미국적인 도시 정취는 뉴욕(메인 스트리트가 5개나 있다), LA, 시카고 등 정체성을 잃은 대도시가 아닌 콜리어빌과 맥민빌 같은 시골 중소도시에서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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