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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8-10 09:15
눈산조망대/쉐리와 섀리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680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쉐리와 섀리
 

소위 ‘1.5세’라는 말을 들으면 LA의 촬스 김이 생각난다. 그 신조어를 30여년전에 내놓은 주인공이고 1.5~2세 중심의 한미연합회(KAC)를 결성해 전국적으로 조직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사람이다

그는 자기 한글이름을 한사코 ‘촬스’라고 썼다. 찰스로 고치라고 권해도 듣지 않았다. 2세 ‘Charles’와 1세 ‘촬스’가 공존하는 운명의 1.5세 같은 존재였다.

최근 시애틀에서 별세한 저명한 음악가 겸 원로 사진작가인 남궁요설(南宮堯卨) 선생은 28세에 이민 온 1세였는데 미국이름을 왠지 ‘Johsel’이라고 지었다. 미국인들은 그를 ‘조셀’로 불렀지만 히브리어로는 ‘요셀’이다

나도 첫 손자 이름을 ‘요섭’이라고 지었다. 한인들이 요섭으로 불러도 미국인들은 성경인물인 ‘조셉’(Joseph)으로 불러주길 기대해서다.

한인 1세들은 대개 영어이름의 한글표기보다 한글이름의 영어표기에 애를 먹는다. 내 친구 박길만은 자기 영어이름을 싫어한다. ‘살인공원(Kill Man Park)’이 되기 때문이다. 방씨도 그렇다. Bang(총소리)으로 써도, Pang(통증)으로 써도 우습다. 나도 성씨인 ‘윤’을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에 따라 ‘Yun’으로 쓰는데 미국인들은 십중팔구 ‘연’으로 읽는다.

한인들은 미국인 이름을 철자에 충실하게 발음한다.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전 대통령을 로날드 리건으로 잘못 불렀다. 그렇다고 Reagan Dunn(현직 킹 카운티 의원)을 레이건으로 부르면 실례다. 그는 ‘리건’이다. 성경에서 딴 Moses(모지스), Elijah(일라이자), 제이콥(Jacob) 같은 이름을  ‘모세,’ ‘엘리야,’ ‘야곱’으로 부르면 본인이 못 알아듣는다.

고등학교 때 영어선생님이 섹스피어 이름의 스펠링을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 비법을 가르쳐줬다. 섹스피어 대신 ‘샤케스페아레’로 기억하라는 것이었다. 그 발음대로 표기하면 정확하게 ‘Shakespeare’가 된다. 그 무렵 읽은 한 소설의 주인공 별명이 ‘빠게 짱’이었던 것도 기억난다. 그녀가 중학교 때 ‘페이지(page)’를 ‘빠게’로 읽은 데서 얻은 별명이었다.

사람 이름만 아니라 지명도 그렇다. 우리 말을 미국인이 못 알아들어 답답할 때가 있다. 옛날 LA에 살 때 미국인에게 이웃동네 세리토스(Ceritos)에 가는 길을 물었는데 못 알아들었다.

---스라고 또박또박 말해도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글씨로 써 보인 후에야 “오! 스리토스!”라며 알아들었다. 현대차 ‘소나타’도 미국인들 발음은 ‘스나다’로 들린다.

물론 미국인들도 발음이 헷갈리는 지명이 있다. 시애틀과 타코마 중간의 Des Moines는 ‘데스 모인스’ 아닌 ‘디모인’이다. 아이오와 주도와 똑같은 이름인데 원래는 프랑스의 ‘디모인 강’(승려의 강)에서 유래됐다. 올림픽 반도의 유명한 은퇴도시 Sequim은 세큄이 아니라 ‘스큄’이고 워싱턴주 제2의 도시인 Spokane은 스포케인이 아닌 ‘스포켄’으로 발음한다.

요즘 신문에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자랑스러운 2세 한인여성이 있다. ‘쉐리 송’이다. 나흘 전 예비선거를 통과한 그녀는 위에서 말한 리건 던을 상대로 오는 11월 본선에서 킹 카운티 제 9선거구 의원직을 놓고 결전을 벌인다. 워싱턴주 한인 전문인협회장과 촬스 김이 세운KAC의 워싱턴지부 회장을 지내는 등 미래 한인사회의 대표적 지도자로 꼽힌다.

그런 전도유망한 리더의 이름을 한인사회가 잘못 부르고 있다. 그녀의 영어이름은 ‘Shari’이다. ‘섀리’나 ‘샤리’ 발음이다. ‘셰리’도 아닌 ‘쉐리’는 너무 엉뚱하다. 미국인들이 딴 사람으로 오해할 소지도 있다. 모르긴 해도 오래전 그녀의 측근 중 촬스 김과 비슷한 1.5세가 ‘쉐리’로 잘못 표기한 것을 한글을 모르는 그녀가 그대로 보도자료에 사용한 듯하다.

‘섀리’ 이름에 친숙한 미국인이 많다. 대중식당 ‘섀리스(Shari's)’ 체인에서 커피와 파이 맛을  한번 쯤 본 사람들이다. 족보에도 없는 ‘쉐리’는 집어치우고 지도자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자. 앞으로 한인사회와 주류사회에 오래오래 회자될 귀한 이름이다. 먼저 쉐리 자신이 이름을 섀리로 고쳐 써야 한다. 신문이 남의 이름을 맘대로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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