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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1-07 10:03
눈산조망대/ 기도는 꼴불견?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903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기도는 꼴불견?

 
대체로 체격이 우람하고 다혈질인 프로 운동선수들 가운데는 그 인상에 걸맞는 무뢰한이 적지 않다

불후의 풋볼 러닝백(버팔로 빌스 팀)이었고 은퇴 후 헐리웃 스타로 입신한 O. J. 심슨은 지난 1994년 전처와 그녀의 남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섰었다. 세상이 떠들썩했던 재판 끝에 결국 무죄선고를 받았지만 그는 나중에 강도질을 해 쇠고랑을 찼다.

한 때 세계 헤비급 복싱을 평정했던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은 타이틀을 빼앗아간 이밴더 홀리필드와 1997년 다시 맞붙었다가 당해낼 수 없자 3회전 종료직전 홀리필드의 오른쪽 귀를 1인치가량 물어뜯어 링 바닥에 뱉었다. 4회전에서는 홀리필드의 왼쪽 귀를 물어뜯어 결국 몰수패를 당했다. 그는 그 전에 미성년 모델을 강간한 혐의로 3년간 옥살이를 했다.

심슨 같은 풋볼선수 출신 기결수가 40명을 웃돈다. 제리 샌더스키(펜 스테이트)는 불우소년 45명을 꾀어 성폭행해 15년을 옥살이 했다. 래 카루스(캐롤라이나 팬더스)는 임신 8개월 된 애인을 총격살해 해 24년을 복역했다

지난 1999년 두 형제를 총격살해하고 2001년 또 다른 사람을 칼로 찔러 죽인 앤소니 스미스(LA 레이더스)는 이틀 전 유죄가 확정됐다.

풋볼경기가 과격하다지만 점잖은 선수들도 많다. 대표적 예가 플로리다대학 쿼터백이었던 팀 티보이다. 그는 출전할 때 항상 ‘아이 블랙’(햇빛차단을 위한 눈 밑 먹칠) 위에 흰 글씨로 ‘John 3:16(요한복음 316)이라고 썼다. 경기장 안팎에서 습관적으로 한쪽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그의 모습에서 ‘티보윙(Tebowing)’이라는 새 단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그는 2학년생 쿼터백으로는 드물게 하이스만 트로피를 수상했고 덴버 브롱코스에 영입된 뒤 팀을 AFC 서부조 챔피언으로 등극시켰다. (디모데)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선교사 40여명을 지원하며 오프시즌에는 각급학교, 군기지, 교도소 등을 찾아가 전도한다. 불우아동을 위한 자선재단을 설립했고, 결혼하기까지 순결을 지켰다.

그 말고도 크리스천 풋볼선수들은 많다. St. 루이스 램스를 2000년 수퍼보울 우승으로 이끈 커트 워너는 TV 인터뷰에서 “먼저 예수님께 감사드린다”고 외쳤다. 2005년 시즌 MVP로 뽑힌 시애틀 시혹스의 션 알렉산더는 항상 자기는 “풋볼선수에 앞서 신자”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49어스의 쿼터백이었던 스티브 영도 자선재단을 설립한 기독교 신자이다.

가장 유명한 크리스천 선수로 에릭 리델이 꼽힌다. 영국의 100m 대표 주자였던 그는 1924년 파리 올림픽에서 100m 경주가 일요일에 열리자 출전을 거부하고 교회에 갔다. 그는 며칠 후 전혀 생소한 400m에 부상당한 동료 대신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그의 얘기를 다룬 영화 ‘불병거(Chariots of Fire)’는 1981년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시혹스 선수출신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스티브 라젠트 전 연방 하원의원이 사흘 전 시애틀타임스에 기고했다. 게임 후 경기장 중앙선에서 기도한 브레머튼 고교 풋볼팀의 조 케네디 코치를 해고한 교육구에 항의하는 내용이다. 자신이 풋볼선수로 성공한 것도 케네디 같은 신실한 코치 덕분이었단다. 연방의회의 ‘의원 기도회’도 교육구에 항의문을 보냈다.

미국 헌법은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을 동시에 존중하지만 후자가 점점 더 많은 힘을 받는 모양새다. 케네디 코치를 제재한 것은 공공장소에서의 종교 표현행위를 금지하기 위해서라고 교육구는 주장한다. 그의 공개 기도를 묵과하면 불교신자들과 회교신자들은 물론 사탄 신봉자들까지 풋볼구장으로 몰려와 종교행사를 벌일 것이라고 관계자는 주장했다.

경기장의 진짜 꼴불견은 따로 있다. 만취해 맨몸을 드러내고 고함을 질러대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괜찮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빈축 받는다. 돈에 “우리는 신을 믿는다”는 문구가 있고 대통령이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하는 미국에서 기도가 냉대 받는다. 홀리필드는 귀를 물어뜯은 타이슨을 “기도한 후 용서했다”고 했다. 기도가 꼴불견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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