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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1-14 00:13
눈산조망대/ 되살아나는 ‘껌 벽’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762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되살아나는 ‘껌 벽’ 

 
몇년 전 LA에서 온 아들과 함께 인터넷에 소개된 ‘시애틀의 10대 명소’를 찾아 다녔다
스페이스 니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스타벅스1호점 등은 낯익었지만 ‘우주의 중심’(프리몬트)은 생소했다. 어렵사리 찾아간 그곳은 세계 주요 도시의 명패를 각각 해당 방향대로 매달아 놓은 말뚝이 전부였다. 과연 저걸 보려고 관광객들이 찾아올까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시시하고 역겹기까지한 명소에도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의 ‘껌 벽(Gum Wall)’이다. 마켓에서 부두로 내려가는 포스트 앨리 골목의 벽(길이50피트, 높이 15피트)에 이틀 전까지 단물 빠진 껌 수백만 개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사람들이 씹던 껌을 버릴 곳이 없어서 벽에 붙인 게 아니라 벽에 붙이려고 껌을 씹었다.

‘세균이 득실대는 세계 5대 관광지’ 중 2위에 꼽혔고, 지난 2008년엔 영화 ‘사랑은 생기기 마련’에도 등장했던 이 껌 벽은 사흘간 대대적인 청소작업을 거쳐 말끔해졌다

20년만의 첫 청소였다. 최고 6인치나 솟은 껌 더껑이를 화씨 260도의 증기 분사기로 녹여서 떨궈냈다. 시애틀타임스는 물론 뉴욕타임스, LA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등도 크게 보도했다.

이 껌 벽은 1993년 ‘마켓 극장’의 관객들이 씹던 껌을 극장 벽에 붙인 것이 효시였다. 당시엔 껌에 동전(페니)을 얹어서 붙였다. 마켓 측은 처음2년간은 정기적으로 청소했지만 그곳이 ‘명소’로 소개되면서 벽이 껌으로 도배되자 포기해 버렸다

하지만 산화된 껌이 위생문제는 물론 115년 된 역사건물의 벽돌을 부식시킬 우려가 있자 올해 제거작업을 벌였다.

청소는 지난 10일 시작됐지만 그보다 훨씬 전부터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껌 벽이 사라지기 전에 ‘인증 샷’을 찍기 위해서다. 관광객보다는 현지 학생들과 연인들이 많았고 가족단위 방문객도 있었다. 한결같이 여러 개의 껌을 대강대강 씹어 벽에 붙여놓고 기념사진을 찍어댔다. 단물이 채 빠지지 않은 껌에서 향기(?)가 진동했다.

껌 벽은 미국에 또 한군데 있다. 중가주 산 루이스 오비스포 다운타운의 ‘버블껌 앨리’이다. 역사가 시애틀 껌 벽보다 유구해서 제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담장 벽도 70피트로 시애틀 것보다 훨씬 길다. 국내외 수많은 신문에 보도됐고, ‘인크레디블,’ ‘리얼 피플,’ ‘리플리의 믿거나 말거나,’ 자니 카슨의 ‘투나잇 쇼’ 등 TV 쇼 프로에도 소개됐다.

이름은 ‘버블껌 앨리’지만 시애틀 껌 벽처럼 형형색색의 각종 껌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버블껌과 모양이 비슷한 콘돔도 간혹 눈에 띈다. 하지만 이곳은 ‘세계 5대 세균 투성이 관광지’ 명단에 들지 못했다

원래 산 루이스 오비스포 고교생들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학생들이 경쟁적으로 붙인 것이어서 관광명소라기보다는 동네명소로 치부되기 때문인 듯하다.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관광명소는 아일랜드의 ‘블라니 돌’이다. 블라니 성 지붕의 난간 방책으로 세워진 이 돌에 키스하면 ‘능변가’가 된다는 전설 때문에 연간 40여만명이 찾아와 위태롭게 누운 자세로 이 돌의 밑 부분에 혀를 댄다.

시애틀 껌 벽에 이어 3위로 꼽힌 파리의 오스카 와일드의 묘비도 ‘키스 돌’이다. 여인네의 립스틱 자국으로 언제나 지저분하다.

수없이 많은 비둘기 떼가 시도 때도 없이 내갈기는 오물로 악취가 진동하는 베니스(이탈리아) St. 마크 광장이 4위에 꼽혔고, 헐리웃의 명물 ‘차이니스 극장’ 앞마당에 200여 스타들의 손바닥과 발자국이 찍힌 콘크리트 바닥이 5위에 꼽혔다

이들 손바닥 자국엔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줄지어 자기들 손을 맞춰보기 때문에 세균이 득실거린다고 했다.

관광객들은 소문에 약하다. ‘명소’로 소개된 곳은 한사코 찾아 나선다. 한국의 식당들이 ‘맛집’으로 소문나길 바라고 TV방송국에 줄을 대는 것도 그 때문이다. 막상 그런 식당들은 맛이 별로다.

시애틀 껌 벽도 그랬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이 일부러 방치했는지도 모른다. 장담컨대 청소작업이 끝나자마자 껌은 다시 붙기 시작하고 마켓은 모른 체 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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