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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3-26 13:22
눈산조망대/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959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무소부재의 커피숍 그물로 지구촌 서민들의 주머닛돈을 훑어내는 스타벅스가 며칠 전 기발하고 기특한 아이디어를 냈다

그날그날 팔고 남은 음식을 빈민구제 자선단체에 기부한다는 것이다. 자기네는 음식폐기 비용을 절감하고(더욱이 회사의 탐욕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고), 빈민들은 한 끼니를 우아하게 때울 수 있는 ‘윈윈(Win Win)’ 전략이라고 자찬했다.

쌍방이 모두 승리를 거둔다는 뜻인 윈윈의 우리말 번역은 ‘상생(相生)’이다. 서로 살아난다는 뜻이다. 문자적으로는 서로 승리한다는 뜻인 ‘상승(相勝)’이 상생보다 윈윈에 더 가까울 것 같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우리 정서에 딱 들어맞는 대체 표현이 따로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이다. ‘일석이조’라는 한문 사자성어도 비슷하지만 뉴앙스가 약간 다르다.

최근 미국 대통령으로는 88년만에 처음 쿠바를 국빈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과 쿠바 사이에 반세기만에 이뤄진 국교 정상화를 윈윈으로 표현했다

미국은 쿠바의 인권개선(더 솔직히 말하면 턱밑 공산정권의 퇴출)을 압박할 수 있고, 쿠바는 54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무역봉쇄에서 풀려나 경제부흥을 기대할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옛날에 지체장애자 신랑 아버지의 부탁을 받은 건장한 청년이 신부집에 가서 신랑행세를 하며 혼례를 치러줬다가 신부측의 역공작에 말려 첫날밤까지 치렀다. 남의 신부를 가로챈 죄책감에 시달리는 청년을 그의 과년한 누이가 감싸주며 그 지체장애자 총각에게 대신 시집가서 아들 딸 많이 낳고 금슬 좋게 잘 살았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속담의 유래다.

요즘 이 속담이 자꾸 머리에 떠오르는 이유는 작금의 세태가 그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윈윈이 아니라 ‘루즈 루즈(Lose, Lose)’다. 상생 아닌 ‘상사(相死)’이고 ‘누이 싫고 매부 싫고’이다.

엊그제 워싱턴대학 기숙사에서 마약에 취해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남학생(한국계 추정)이 그런 예이다. 여학생이 이틀 뒤 죽는 바람에 자신은 살인자가 됐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끔찍한 ‘루즈 루즈’가 이어져 지구촌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슬람 국가(IS)가 자행하는 자살테러다. 공공장소에서 강력한 폭탄을 터뜨려 자살하면서 무고한 인명을 빼앗는다. 희생자가 많을수록 더 성공한 것으로 치부한다. 지난 21일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자살테러 사건으로 31명이 목숨을 잃었고27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자살테러는 어제 오늘의 비극이 아니다. 지난 1981년 이후 작년 9월까지 전세계 40여 국가에서 자살테러 사건이 4,814 차례나 일어나 45,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1980년대에 연간 평균 3차례였던 자살테러 사건이1990년대엔 매월 한 건 꼴로 늘어났고, 2001~2003년 기간엔 매주 한건 꼴로, 2003년 이후 2015년까지는 매일 한 건 꼴로 늘어났다.

미국이 겪은 역대최악의 자살테러 사건은 두말할 것 없이 911 사태다. 2001 9 11일 알카에다 테러범들이 여객기 2대를 납치해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110)을 들이받아 붕괴시켰다. 당시 테러범 15명을 포함한 비행기 승객 221명과 무역센터 안에 있던 2,731명이 떼죽음 했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즉각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미국은 이미 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의 ‘가미카제’ 자살테러를 경험했다. 가미카제 조종사들은 폭격기를 미군 함정에 충돌시켜 폭파시키고 죽었다. 한국전 때 양쪽 군인들이 상대방 전차를 육탄으로 폭파한 것도 자살테러와 비슷하다

하지만 명령복종과 애국심(또는 영웅심)이 강요되는 전시상황이라는 점에서 종교가 배경인 요즘의 루즈 루즈와 구별된다.

장사꾼 민족인 유대인들이 한인을 못 당한다는 우스개가 있다. 자기네는 “너 죽고 나 살자”는 ‘윈 루즈’ 전략이지만 한인들은 한국식당 옆에 또 한국식당을 차리는 등 “너 죽고 나 죽자”는 루즈 루즈 전략이어서 당할 재간이 없단다

각박한 이민의 삶을 위 속담 속의 처녀처럼 매사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쪽으로 바꾸는 지혜가 한인들에게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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