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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2-25 02:48
눈산조망대/ ‘앤드류 프랭클린’ 트럼프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204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앤드류 프랭클린’ 트럼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 최근 제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의 초상화가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놀랄만한 인물’이라며 그의 초상화를 걸어놔 은근히 자신을 잭슨에 비견한듯한 냄새가 풍긴다. 군인출신인 잭슨도 트럼프처럼 엘리트 기득권의 도움 없이 민중의 인기에 힘입어 자력으로 당선됐다. 잭슨은 민주당 창설자였다.

플로리다를 스페인에서 쟁취하는데 일조한 잭슨을 미국의 위인 대통령 반열에 올려놓는 사람이 많지만 내 보기에 트럼프는 잭슨보다 훨씬 위대한 프랭클린 루즈벨트(32)와 더 비견할 만하다. 역대 유일의 4선 대통령인 루즈벨트만큼 트럼프가 위대하다는 뜻이 아니다

이민자를 억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속 좁은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뜻이다. 지난 19일은 미국의 일본계 시민들에게 한이 맺힌 날이다. 75년 전인 1942 219일 워싱턴오리건캘리포니아 등 서해안지역의 일본계 시민권자와 가족 11만여명이 집과 업소와 농토를 포기하고 괴나리봇짐을 하나씩만 든 채 죄수처럼 무장군인의 호송을 받으며 철조망이 처진 내륙 오지의 수용소에 감금됐다. 루즈벨트의 9066호 행정명령 때문이었다.

맨 먼저 아이다호주 미니도카에 수용된 시애틀지역 일본인들은 간이막사가 모자라 소똥냄새가 진동하는 외양간에서도 살았다. 여름엔 폭염, 겨울엔 혹한에 시달렸다. 일장기나 천황사진 등 일본 문물은 모두 소각됐고 어린이들은 영어만 말해야 했다. 수용소 출신의 고령자 가족들은 당시 미국정부의 배신을 용서하되 잊지 말자며 매년 미니도카를 ‘순례’한다.

루즈벨트의 9066호 행정명령은 일본군 가미카제의 하와이 진주만 기습폭격 3개월 후에 내려졌다.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서해안의 일본 이민자들이 적군과 내통해 후방을 교란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전쟁 중 일본 쪽에 붙은 일본계 시민은 한명도 없었던 반면 미군에 입대해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일본 이민자들은 많았다.

트럼프는 루즈벨트보다 손이 빨랐다. 취임 엿새만에 13767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무슬림 7개국 출신의 미국입국을 90일간 정지시키고 난민망명도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시애틀 연방판사가 이 명령에 제동을 걸자 트럼프는 또다른 행정명령을 내겠다며 응수했다. 이미 전국에서 강력한 불법체류자 단속이 벌어지고 있다. 추방된 후 자살한 불체자도 있었다.

이민자 박해의 뿌리는 미국사회에 깊고 넓게 뻗혀있다. 트럼프나 루즈벨트 행정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중국인 비숙련 노동자의 이민이 합법화된 1870년대에 “중국인은 미개하고, 더럽고, 호색적이며, 여자는 모두 천박 극치의 창녀”라는 사설이 대신문 뉴욕 트리뷴에 실렸다. “일자리를 빼앗는 중국인들을 추방하라”는 백인사회 여론에 영합한 것이다.

그 무렵 LA에서는 소위 ‘황화’ 바람 속에 백인 500여명이 중국인 20여명에 린치를 가했고, 시애틀과 타코마에선 차이나타운이 불타고 중국인들이 쫓겨났다. 오리건에서도 중국인 광부 34명이 백인들에 폭행당하고 피살됐다. 연방의회는 1882년 ‘중국인 이민 배제법’을 제정해 중국이 2차 대전에서 미국의 맹방이 된 1943년까지 중국인들의 미국이민을 막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법을 61년만에 폐지시키고 중국 이민자들을 다시 받아준 사람이 루즈벨트다. 그는 중국인 이민 배제 법이 ‘역사적 실수’라고 질타했다. 자신이 불과 1년 전 서명한 행정명령 9066도 이 법처럼 역사적 오류가 될 것임을 몰랐을까? 마찬가지로 75년 후 행정명령 13767에 서명한 트럼프도 자신의 명령이 역사적 실수로 불릴 것임을 모를까?

아시아 인종의 해악을 뜻하는 ‘황화’는 중세기 유럽 문명사회를 초토화시킨 징키스칸의 몽고군에서 연유했다. 요즘 미국에선 아시아 인종이 모범 소수민족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명령의 대상자도 일단 아니다. 그러나 누가 알랴? 역사는 반복된다. 트럼프가 존경하는 잭슨은 흑인노예 300여명을 거느렸고 인디언부족들을 보호지로 몰아낸 인종주의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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