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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22 02:25
눈산조망대/ 머리 굴리는 머리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289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머리 굴리는 머리
 
여러해 전 한 여류 소설가가 신작 출판 파티에서 “글쓰기가 무척 힘들지만 항상 옆에서 격려해주는 사람이 있어 견뎌낸다”면서 남편의 손을 잡았다. 보기에 흐뭇했다. 사흘 전 에드 머리 시애틀시장도 TV 인터뷰에서 “상황이 어렵지만 ‘남편’과 함께 헤쳐나가겠다”며 마이클 시오사키의 손을 잡았다. 흐뭇하기보다 좀 쑥스러웠다. 그들 ‘부부’는 둘 다 남자이다.

만천하에 터놓은 게이인 머리 시장이 따 놓은 당상으로 여겼던 재선을 반년 남짓 앞두고 졸지에 사색이 됐다. 시애틀과 포틀랜드에서 세 남자가 30여년전 청소년 시절 그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까밝혔고, 그 중 시애틀 남자는 머리를 정식으로 고소했다

시애틀타임스가 그의 재출마 반대 사설을 게재한데 이어 당장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머리에 앞서 비슷한 섹스 스캔들로 지난주 사퇴한 고위 공직자가 있다

로버트 벤틀리(74) 앨라배마 주지사다. 피부과 전문의이자 교회 집사며 주일학교 교사였던 벤틀리는 ‘러브 거브’(사랑의 주지사)라는 애칭을 들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그는 유부녀 보좌관과의 오랜 혼외정사가 들통나는 바람에 두 번째 임기를 1년반 남기고 지난 10일 사임했다.

임기 중 물러난 시장은 한둘이 아니다. 꼭 섹스 스캔들이 원인은 아니다. 클레이(웨스트버지니아)의 베벌리 웨일링 시장은 작년 대선 직후 한 여성 공무원이 페이스북에 “백악관에 아름답고 품위 있는 영부인이 다시 들어오게 돼 신난다. 그동안 꼴불견 원숭이에 식상했었다”고 포스팅 하자 “그 말을 들으니 기분 짱이다”라고 댓글을 올린 게 문제돼 물러났다.

플로리다주 스튜아트의 율라 클라크 시장은 지난 2월 수퍼마켓에서 쇼핑하면서 “오늘 저녁에 돼지(고기)를 대접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는데 옆에서 장보던 경찰관이 그 말을 들었다. 돼지는 경찰관의 비속어다. 클라크는 진의여부와 상관없이 사표를 냈다. 코퍼스 크리스티(텍사스)의 댄 맥퀸 시장은 학력을 속였다가 지난 1월 취임 37일 만에 사퇴했다.

머리(62) 시애틀시장은 이들 소도시 시장들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코 사퇴하지 않고 재선 캠페인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버틴다. 자기를 옭아매려는 정치음모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며 “30여년전에 성폭행 당했다는 사람들이 이제 와서 떠들어대는 것은 LGBT(성 소수자) 인권운동의 선구자인 나를 이번 선거에서 떨어뜨리려는 보수의 획책”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자기를 고소한 델본 헥카드(47)를 성폭행은커녕 본적도 없는 사람이라고 일축한다. 하지만 헥카드는 “머리가 법정에서 나를 대면할 때 그의 표정이 웃길 것”이라며 5년여간 성폭행 당한 자기는 머리를 속속들이 안다고 응수한다. 그에게 10~20달러를 받고 오럴섹스를 해줬기 때문에 그의 성기가 기형이며 끝부분에 돌기가 있다는 것까지도 안다고 했다.

머리는 부랴부랴 의사를 찾아가 성기에 돌기도, 수술자국도 없다는 진단서를 받아 언론에 발표하고 헥카드에게 ‘거짓소송’을 취하하라며 윽박질렀다. 헥카드는 오래전에 받은 수술자국이 없어진 건 대수롭지 않다며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던 머리가 성기 얘기가 나오자마자 주치의에게 달려가 진단서를 받은 것은 그가 나를 잘 안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자기를 비난한 세 사람을 모두 모른다고 했던 머리는 엊그제 그중 포틀랜드의 제프 심슨을 안다고 말을 바꿨다. 고아였던 그를 위탁받아 양육했지만 성폭행한 적은 없다며 그 역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 불량소년이었다고 주장했다

심슨은 13살 때부터 거의 매일 밤 머리에게 성폭행 당했다며 “나는 머리가 그 사실을 시인하는 것만을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재판이 시작되면 머리는 더 수세에 몰린다. 시장선거에 언감생심이던 후보들이 벌써 다투어 나서고 있다. 유세과정에서 더 지독한 말들이 쏟아질 터이다. 민심의 무서움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여줬다. 머리도 머리를 굴리지 말고 빨리 사퇴하는 게 좋다. 시애틀 시민들의 귀가 더 이상 지저분한 얘기로 더럽혀지지 않도록 돕는 것이 그의 마지막 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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