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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17 00:43
눈산조망대/ ‘벌레’의 밀사역할?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835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벌레’의 밀사역할?
 
어언 67주년째인 올해6.25 기념일을 코앞에 두고 예사롭지 않은 두 가지 일이 한 날에 겹쳤다.

북한에 관광객으로 들어갔다가 ‘적대행위’로 체포돼 15년형을 선고받은 미국인 대학생이 짐승처럼 학대당해 17개월 만에 식물인간이 된 상태로 13일 풀려났고, 별명이 짐승만도 못한 ‘벌레’인 전 미국 프로 농구선수는 같은 날 평양에 들어가 환대를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데니스 로드먼(56)의 북한방문이 버지니아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급작스런 석방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로드먼도 개인적 여행이라고 했다

하지만 로드먼이 꽉 막힌 북미관계의 물꼬를 틀 모종의 외교밀명을 띠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가 트럼프, 김정은 양쪽 모두와 친분이 있는 희귀 존재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드먼은 평양에 도착한 날 김정은을 위한 선물로 트럼프의 베스트셀러 <흥정의 기술> 한 권을 김일국 북한 체육부장관에게 건넸다. 김정은의 딸에겐 숨은그림찾기 책 <왈도>를 선사했다. 김일국은 로드먼을 “민족의 태양(김정은)이 몸소 만나주셨던 인민의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이번엔 김정은이 로드먼을 만나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먼의 평양방문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2013년에만 세 번이다. 광대 프로농구팀인 ‘할렘 글로브트로터스’를 데리고 간 그해 2월 첫 방문에서 로드먼은 김정은과 나란히 앉아 할렘과 북한 대표팀의 친선경기를 관전했다. 그 사진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로드먼은 일약 북-미 스포츠 외교의 샛별로 떠올랐다. 당시 로드먼은 김정은을 ‘평생 친구’라고 불렀다.

그는 네 번째 방문이었던 2014 1월엔 은퇴 프로선수와 아마추어로 구성된 농구팀을 이끌고 평양에 들어가 북한 대표팀과 두차례 시범경기를 벌였다. 그는 김정은의 생일(8)에 열린 첫 경기에서 ‘해피 버스데이’ 노래를 선창하고는 경기 후 파티에서 고질인 술주정이 도졌다. 가라오케에 맞춰 신나게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판을 깼다.

말실수가 더 고약했다. 그는 당시 북한에 장기간 억류돼 있던 시애틀출신 케네스 배(배준호) 선교사가 스스로 죄 값을 치르고 있다며 자기가 개입해 도와줄 성질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 전 해엔 김정은에게 배선교사의 석방을 호소하는 글을 트윗했었다. 미국에서 비난이 빗발치자 그는 이틀 후 성명을 내고 “술에 취해있었고 압력도 받았다”며 사과했다.

‘농구장의 악동’이자 ‘리바운드의 귀재’로 불린 로드먼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시카고 불스 소속으로 NBA 챔피언십을 다섯 번이나 땄다. 울긋불긋 염색한 머리, 문신투성이 몸에다 귀는 물론 콧구멍과 입술에도 쇠고리를 꿰어 ‘벌레’라는 별명이 딱 어울렸다. 2000년 은퇴 후 중증 알코올 중독자가 됐다. 한때 레슬링선수로 변신했고 헐리웃도 기웃거렸다.

하지만 로드먼은 타고난 끼를 발휘해 2009년과 2013년 트럼프의 인기 리얼리티 TV쇼였던 ‘명사 수습생’에 출연했다. 트럼프는 로드먼이 2013년 처음 북한을 방문했을 때 “매우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칭찬했고, 로드먼은 2015년 트럼프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자 즉각 지지를 선언했다. 로드먼의 이번 북한방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로는 처음이다.

웜비어는 혼수상태로 풀려났지만 북한엔 아직 미국시민권자 한인 3명이 간첩혐의로 억류돼 있다. 평양 과학기술대학의 김학송, 토니 김 교수와 사업가 김동철 씨다. 괴팍한 트럼프가 이들을 괴팍한 방법으로 석방시키려고 괴팍한 로드먼을 보냈을 수 있다는 음모론을 워싱턴포스트가 제기했지만, 벌레가 그런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할 인물은 아닌 것 같다.

어쨌거나 로드먼이 건네준 <흥정의 기술>을 김정은이 읽고 세 한인의 석방은 물론 핵실험과 미사일개발 중지, 64년간 요지부동인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 궁극적으로 조국의 평화통일 방법을 한미 양국과 흥정하기를 바라는 게 올해 625를 맞는 소회이다

북한은 중환자 웜비어를 죽기 전에 처치하려고 서둘러 미국에 문을 열어주는 협상술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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