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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18 15:20
눈산조망대/ 높이는 자, 낮추는 자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141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높이는 자, 낮추는 자
 
지난 주 교회에서 한 젊은 목사가 비분강개한 모습으로 설교했다

등록교인 수가 자그마치 10만여명을 헤아리는 한국의 초대형 교회에서 창설 담임목사가 은퇴한 후 그의 아들이 승계해 ‘세습논란’에 휩쓸렸지만 지난주 교단법정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며 “창피해서 얼굴을 들 수 없다”고 개탄했다.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와 그의 장남 김하나 목사 이야기다.

그런데, 약속이라도 한 듯 이번 주에도 한국과 미국에서 종교 지도자들의 비상식적, 비도덕적 행태가 잇달아 터져 교인은 물론 일반인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한국에선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이 스캔들로 취임 10개월 만에 탄핵됐고, 미국에선 펜실베니아의 6개 가톨릭 교구 신부 300여명이 어린이 1,000여명을 성폭행한 사실을 70년간 숨겨오다가 들통 났다.

오래전 LA에 초청돼온 김삼환 목사의 설교를 들었다. 명쾌하고 설득력이 있었다. 그는 서울 변두리 명일동에 명성교회를 세워 35년간 공룡교회로 성장시킨 후 2015년 정년퇴임했다. 교회는 2년간 후임목사 자리를 비웠다가 작년 3월 지교회 담임목사였던 그의 아들 김하나(44) 목사를 후임으로 청빙하기로 결정했고, 작년 11월 김하나 목사가 공식 취임했다.

일부 신도들이 청빙결정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아들 목사의 후임승계는 명성교회가 속한 예수교 장로회통합(예장통합) 교단헌법의 ‘교회 세습금지’ 조항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예장통합 재판국은 지난 7일 비밀투표를 통해 이 소송을 8-7의 표결로 기각시켰다. 김하나 목사의 후임승계가 세습이 아니라는 교회 측 손을 들어준 것이다.

반대파가 할 말이 없어졌다. 한 주류파 목사는 2주전 주일예배 설교에서 “그래, 우리 교회세습이다. , 어쩌라고? 성경을 보라. 예수님도 (아버지인) 하나님을 승계했다. 하나님이 하는 일을 예수님이 이어서 했다”고 강변했다. 물론 교회세습 논란은 명성교회가 처음은 아니다. 아들, 사위, 손자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준 교회가 364개나 된다는 집계가 있다.

작년 한국불교 최대종단인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설정스님은 선거 때부터 대두됐던 학력위조, 숨겨둔 처자, 부동산 은닉 등의 의혹을 해명하지 못하고 미적거리다가 지난 5 MBC-TV의 ‘PD수첩’에 얻어맞았다. 16일 사임하겠다고 한 후 연말로 미뤘고, 같은 날 중앙종회 표결에서 56-14의 압도적 표결로 탄핵됐다. 조계종 총무원장으로는 처음이다.

펜실베니아주의 조쉬 샤피로 법무장관은 14일 배심이 가려낸 성폭행 신부 300여명의 명단을 공개한 후 이들이 대부분 처벌을 받지 않고 타 부서나 타 교구로 전임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도부가 신부들의 성폭행 사실을 알고도 쉬쉬했고, 피해자들을 보호하기는커녕 발설하지 못하도록 협박했다며 성폭행 은폐가 일부는 교황청까지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미국 신부들의 성폭행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50년대 이후 전국의 200여 교구에서 17,000여명이 신부나 성당의 다른 성직자들에게 성희롱 또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보스턴, LA, 시애틀, 포틀랜드, 덴버, 샌디에이고, 달라스 등 교구는 피해자들에게 수백만달러씩 보상하기로 합의했고, 15개 교구는 보상비를 마련 못해 파산신청을 냈다.

명성교회도, 조계종도, 미국 가톨릭교회도 예수나 석가모니의 가르침과 정반대 모양새다. 명분이야 어쨌든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것 자체가 종교의 본령이 아니다. 고달픈 민생의 영혼에 안식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걱정과 갈등을 야기시키고 있다. 예수는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고 가르쳤다.

권좌세습의 폐단은 북한의 ‘김씨 왕조’가 여실히 보여준다. 자리보전을 위해 반대자들을 계속 숙청하고, 외부의 비난을 피하려고 문을 걸어 잠근다. 한 장로는 “초대형 명성교회가 엉뚱하게 내홍을 겪는 것은 큰 교회를 흔들어서 신도들을 작은 교회들에 분산시켜 균형을 이루게 하려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럴듯하다. 전례가 여럿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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