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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3-23 11:29
눈산조망대/ 탯줄 못 끊는 자녀들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794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탯줄 못 끊는 자녀들
 
누구나(아담과 이브만 빼고) 태어나자마자 탯줄이 잘린다. 엄마 뱃속의 에덴동산에서 쫓겨나온 후 열달간 피와 살을 거저 공급해준 탯줄이 끊기고 나면 자력으로 억척같이 젖을 빨아야 살아남는다. 성인이 되면 또한번 줄이 잘린다. 이번엔 돈줄이다. 그때까지 먹여주고 재워준 에덴동산 같은 부모 집을 떠나 스스로 밥벌이를 해야 산다. 모든 동물의 섭리다.

하지만 소위 ‘밀레니얼’로 불리는 요즘 20~30대들에게는 그 섭리가 예전 같지 않다. 성인이 된 뒤에도 부모 품을 떠날 엄두를 못 내는 ‘캥거루족’과 일단 부모 집을 떠났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되돌아오는 ‘부메랑족’은 말할 것도 없고 학교졸업 후 취직하고 결혼해 가정을 꾸렸으면서도 여전히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애들 같은 성인자녀가 자꾸 늘어나고 있다.

최근 금융회사 컨트리 파이낸셜의 조사보고서를 인용한 뉴욕타임스는 미국인 21~37세 성인 중 과반수(53%) 21세가 된 이후 부모나 기타 가족들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생활비를 보조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보조금은 구체적으로 아파트 렌트가 40%, 식품 및 개솔린 구입비가 32%, 건강보험료가 32%였고, 핸드폰 요금을 도움 받은 사람도 41%나 됐다.

생활보조비 뿐만이 아니다. 손자손녀를 공짜로 봐달라며 부모에게 맡기는 밀레니얼들이 부지기수다. 한 보고서는 밀레니얼들이 부모로부터 받는 생활보조비와 무료 탁아서비스가 연평균 11,011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부모보조가 없으면 생활유지가 안 된다는 밀레니얼 부부가 18%였고, 완전 자립할 만큼 벌지 못해 짜증난다는 부부가 절반을 넘었다.

고액연봉을 받는 IT기업의 밀레니얼 직원들도 뉴욕LA보스턴시카고샌프란시스코시애틀워싱턴DC 등 생활비가 비싼 도시에선 마이홈 마련이 쉽지 않다. 보스턴의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주택을 처음 구입하는 밀레니얼들 중 8~10만달러가량의 다운페이먼트를 십중팔구 부모에게 떠넘긴다며 이는 자신의 20여년 경력에서 처음 보는 기현상이라고 말했다.

부모의 탯줄을 움켜잡는 밀레니얼 세대를 나무랄 수만은 없다. 이들의 소득은 그 전 ‘X세대’ 동년배보다 낮다. 대부분 불황기에 졸업해 취직 못했다. 등록금이 폭등해 중퇴한 사람들은 빚만 지고 학위도 못 땄다. 반면에 주거의료탁아 등 기본 생활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2000년 전후 성인이 된 밀레니얼 세대들이 장기공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자금 빚이 밀레니얼 세대의 목을 가혹하게 조인다. 작년 4분기 현재 대출된 총 학비 융자금은 14,600억달러나 됐다. 18~29세 그룹에 대출된 금액만 1조달러였다. 4년제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딸 때까지 든 평균 학자금 빚이 1인당 거의 3만달러였다. 2015~16 학년도 전체 졸업생들 중 10.5% 5만달러 이상, 0.5% 10만달러 이상 빚을 졌다.

매월 300~400달러씩 상환하는 학자금 빚에 눌려 자동차를 구입 못한다는 사람이 4명 중 1명 이상이었고, 집 마련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사람이 3명 중 1명 이상이었다. 38%는 비상금을 전혀 저축하지 못한다고 했고 크레딧카드 빚 상환과 은퇴저축이 어렵다는 사람도 많았다. 특히 학자금 빚 때문에 결혼을 늦추고 있다는 사람도 5명 중 1명꼴이었다.

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2016 25~29세 성인 중 33%가 부모나 조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3명 중 1명꼴이다. 지난해 뉴욕의 한 노부부는 30살 넘은 아들이 독립할 생각을 않자 법원에 강제퇴거 소송을 내 승소했다. 한국 백수 밀레니얼들도 10명중 6명 이상이 캥거루족이다. 이들 중70%는 부모로부터 월평균 32만원을 보조 받는다고 했다.

미국 밀레니얼들은 그래도 기댈 언덕이 있다. 부모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한 재정 분석가는 밀레니얼 세대가 부모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건네받을 돈이 궁극적으로 3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인 밀레니얼들에겐 부러운 얘기다. 이민 1세대인 부모들이 대부분 아직도 ‘맘&팝’ 가게에 매달려 일하는 상황이므로 손을 내밀 처지가 못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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