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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4-20 11:09
눈산조망대/ 네로와 히틀러와 꼽추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5,114  

윤여춘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네로와 히틀러와 꼽추
 
한국의 국보 1호인 숭례문(남대문)보다 130여년 먼저 건축된 프랑스 최고국보 노트르담 성당이 지난 15일 불탔다. 장장 856년간 웅자를 자랑해온 노트르담이 15 시간만에 잿더미가 되자 파리 시민들은 얼이 빠졌다. 지난 2008년 숭례문을 방화로 잃은 서울 시민들도 뉴스를 듣고 충격이 컸다. 그러나 춤을 췄을 귀신이 하나 있다. 루돌프 히틀러의 망령이다.  

노트르담 비보를 듣고 맨먼저 옛날 영화 ‘파리가 불타고 있는가(Is Paris Burning)?’를 떠올렸다. 알랭 들롱장폴 벨몽도샤를르 보와이에이브 몽땅시몬느 시뇨레거트 프뢰베오손 웰스글렌 포드커크 더글러스레슬리 캐론앤소니 퍼킨스 등 톱스타들이 총출연한 이 영화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노트르담이 독일군의 방화를 피하게 된 배경을 박진감 있게 그렸다.

영화에서 히틀러는 파리 점령군 사령관에게 전황이 불리할 경우 파리를 방화하도록 지시한다. 사령관은 실제로 노트르담 인근 경찰청의 폭격을 명령했다가 아무래도 히틀러가 제 정신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연합군에 투항한다. 드골장군이 파리에 개선하는 가운데 사령관의 전화기에선 “파리가 불타고 있나?”라고 채근하는 히틀러의 목소리가 계속 흘러나온다.

노트르담이 무대가 된 영화도 있다. 앤소니 퀸과 지나롤로 브리지다가 출연한 ‘노트르담의 꼽추’다. 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소설은 제목이 ‘파리의 노트르담’이지만 영어로 번역되면서 ‘노트르담의 꼽추’로 바뀌었다. 흉물스런 얼굴에 꼽추인 종탑지기 콰시모도(앤소니 퀸)가 크고 작은 여러 개의 종에 번갈아 매달려 그네를 타며 종을 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거리의 댄서인 집시처녀(지나롤로 브리지다)를 짝사랑한 콰시모도는 사제, 근위대 장교, 시인 등 연적들에 계속 밀린다. 원전에서는 집시처녀가 살인기도 혐의로 교수형에 처해지지만 영화에서는 콰시모도가 화살에 맞은 그녀를 성당 안으로 끌고 들어온다. 그녀는 “인생이 멋져요”라는 말을 남기고 죽는다. 몇 년 후 묘지에서 엉겨 붙은 남녀의 시체가 발굴된다.

노트르담 성당의 본래 이름은 ‘Notre-Dame de Paris(파리의 성모 마리아)’다. 1160년 착공돼 꼭 100년 후 완공됐다. 이 성당에서 나폴레옹이 1804년 프랑스 황제로 즉위했다. 위고의 소설로 더 유명해진 이 고딕식 성당은 파리를 넘어 프랑스의 상징이 됐고 볼거리 많은 파리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연간 1,200만명)을 끌어들이는 최고명소로 자리 잡았다.

파리가 아닌 고대 로마가 불바다가 된 영화도 있다. 로버트 테일러와 데보러 커가 나온 50년대 기독교 영화 ‘쿠오바디스’다. 신도시를 건설한다며 로마 전체를 불사른 미치광이 네로 황제가 기독교인들에게 죄를 덮어씌우고는 불길을 바라보며 노래 부른다. 히틀러도 노트르담의 불길을 봤다면 춤을 췄을 터이다. 자기가 75년전 내린 명령이 실현됐기 때문이다.

노트르담의 잿더미 앞에서 에마누엘 매크론 프랑스 대통령은 5년 내에 노트르담을 전보다 더 멋지게 복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국민성금이 1억달러를 넘었단다. 미국 교회 3곳도 덩달아서 어부지리를 얻었다. 히틀러 추종자인 백인우월주의자의 방화로 소실된 루이지애나 흑인교회들의 복구 기부금이 노트르담 화재 후 하루아침에 130만달러 이상 치솟았다.

노트르담 복원시한을 꼭5년으로 못 박을 필요는 없다. 노트르담이 내가 40여년전에 봤던 모습을 회복하려면 앞으로 4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숭례문도 서둘러 공사를 벌여 3년만인 2013년 멋지게 복원했다고 자랑했지만 여기저기 부실공사가 드러나 문화재청장이 쫓겨났다. 시공자가 공기를 하루 초과할 때마다 1,670만원의 지체금을 내야하는 상황이었다.

문화재는 어쨌든 복원되지만 유사사건은 계속 된다. 네로와 히틀러만 정신병자가 아니다. 노트르담 화재 이틀 후 한국 진주에서 정신질환자가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칼을 휘둘러 5명을 살해하고 13명에 부상을 입혔다. 마약중독 정신질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 지구환경 못지않게 인성도 피폐해간다. 잘 사는 것보다 안전하게 사는 게 더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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