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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2-15 16:26
눈산조망대/ 빅풋, 네시, 시혹스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356  

한국일보 시애틀지사 고문


빅풋, 네시, 시혹스

 
몇해 전 산에서 곰을 만났다. 하산 길에 동료 한 명이 무심코 뒤를 돌아봤다가 등산로를 어슬렁어슬렁 따라오는 흑곰을 보고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일행 10여명이 혼비백산했다

곰은 이내 숲속으로 자취를 감췄지만 놀란 가슴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시니어 산행 팀의 단골코스였던 그 노스 벤드 뒷산은 그 후 산악회 공식 행선지에서 한동안 제외됐다.

지난주 신문을 보다가 그 충격이 재발했다. 주로 서북미 심산유곡에 산다는 ‘빅풋(Bigfoot)’이 끝내 사살됐고, 그를 포획한 사냥꾼이 박제를 만들어 조만간 전국 도시를 돌며 전시한다는 내용이다

빅풋이 죽은 곳은 서북미가 아닌 텍사스주 산안토니오 인근 산이고 그를 끈질기게 추적해 사살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라스베이거스 주민 릭 다이어(36)이다.

거구인 빅풋은 킹콩의 4촌쯤 되는 체형에 곰처럼 온몸에 암갈색 털이 뒤덮였고 사람처럼 두발로 걷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숲에서 발견된 그의 발자국에 석고를 부어 떴다는 판형의 길이가 24인치, 폭이 8인치나 돼 ‘빅풋(大足)’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인디언 전설에서 따온 ‘사스콰치’라는 별칭도 있다. 야행성이고 육식동물이며 주로 사슴을 잡아먹는단다.

다이어는 빅풋이 전설이 아니며 목격한 사람이 많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빅풋을 봤다는 사람은 UFO를 봤다는 사람들만큼이나 많다. 빅풋에게 납치됐었다는 사람까지 있었다

1950년대 이후 만들어진 빅풋 영화가100개를 넘는다. 사기꾼도 많았다. 빅풋 발자국의 석고를 뜬 사람도 사실은 거대한 나막신을 신고 다니며 발자국을 남긴 것으로 판명됐다.

다이어 자신도 협잡배였다. 그가 지난2008년 처음 공개한 ‘빅풋 사체’는 고무 고릴라 모형에 인조털을 붙인 가짜였다. 하지만 이번엔 ‘진품 빅풋’이라고 강변한다

그는 갈비를 200달러어치 구입해 산속의 여러 나무둥치에 붙여놓고 잠복해 있다가 2012 9 6일 고기를 채가는 빅풋 가슴팍에 엽총 3발을 쏜 후 지켜서서  ‘임종’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다이어는 이 빅풋이 진짜임을 입증하기 위해 사체를 워싱턴주 모 대학의 실험실에 의뢰해 지난 15개월 동안 생체조직에서부터 인간 및 원숭이와의 DNA 비교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검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검시결과를 발표할 기자회견 날짜로 예고됐던 2 9일은 그냥 지나갔다. 오는 28일 국제 기자회견을 열어 빅풋의 실존을 증명하겠단다.

빅풋만큼이나 아리송한 괴물이 또 있다. 영국 최대호수인 스코틀랜드의 네스 호에 출몰한다는 ‘로크 네스 몬스터(Loch Ness Monster)’이다. ‘네시’라는 애칭도 갖고 있다. 1933년에 찍은 호수장면이라며 공개된 사진에 긴 목을 굴뚝처럼 수면 위로 내민 괴물 모습이 들어 있다. 이 사진이 공개된 후 영국 전역에서 네시를 봤다는 사람들이 꼬리를 이었다.

이들은 네시가 멸종한 수중공룡인 장경룡(플레시오사우루스) 계열일 것이라며 호수의 위치와 규모, 주위환경 등 특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반대자들은 나무토막이나 물새 떼, 사슴, 수달, 물개, 뱀장어 등 서식동물을 잘못 본 것이라며 수중 음파탐지기(소나)와 인공위성을 동원한 대규모 탐사에서도 괴물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맞선다.

빅풋과 네시가 실존하든, 안 하든 우리가 상관할 일은 아니다. 그런 짐승을 봤다고 우기는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손해 볼 일도 없다

김일성 3부자는 독재자가 아니라고 우기는 한국의 일부 좌익종북 정치인들이나, 한국인 위안부들이 자발적으로 일본 군인들에게 봉사했기 때문에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우기는 일본 우익 정치인들보다 훨씬 애교가 있다.

어렸을 때 천둥 속에 먹구름을 뚫고 하늘로 올라가는 용을 봤다고 우기는 노인들 말을 믿고 여름 장마가 시작되면 열심히 하늘을 관찰했었다.

수퍼볼을 쟁취해 시애틀 시민들을 기쁘게 해준 시혹스(바다 매)도 상상의 동물이지만 믿고 싶어진다. 다이어의 만행에 복수하려는 빅풋을 산에서 맞닥뜨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은근히 겁이 난다. 상상은 역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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