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그인 | 회원가입 | 2025-06-12 (목)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2021년 1월 시애틀N 사이트를 개편하였습니다. 열람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2021년 이전 자료들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작성일 : 14-08-17 18:09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송명희] 수직에 허기지다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748  

송명희 시인


수직에 허기지다 



굽달린 계단은 계단을 오르고
허공에서 긴 굽이 북을 친다. 둥둥 
벽사이 짜릿한 본성의 갱년기에
사각사각 폐기되는 직선이 힘겹다
2014년 뉴스는 정신줄의 마지막 저항을 보도중
의문을 제기하던 침묵의 숫자는 폐기되고 
구부러진 곡선 위에 궁상맞은 쉰소리만, 두둥
하얗게 솜꽃 핀 곰팡이 눈에는 수평만 갸우뚱 
아하, 심장이 당차게도 컥 멎겠다나
곁눈질하던 야생의 날개는 푸드득 박수를 
사랑은 쫘악 눌러 납작한 종이 한 장으로, 후우  
머무는 찰나의 지금, 웅크린다
흙으로 더 가까이 더 정결하게
수평에서 수직으로 허물을 벗는 중이다.


<해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지상과 천상 사이에 놓인 “계단”을 오르는 적극적인 태도의 정체성을 보인다. 그가 “계단”을 밟고 오르는 목적지는 “수직”과 “직선”이라는 언어에서 현세가 아닌 정신적 유토피아임을 간파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그의 노력이 “갱년기”를 맞아 “힘겹다”고 고백한다. 그가 사는 현세는 “구부러진 곡선”위에서 올바른 정신성을 상실한 상황이며 그 역시 “하얗게 솜꽃 핀 곰팡이 눈”으로 기울어진 “수평”적 현실에서 위태로운 자아를 발견한다. 

오히려 그는 “야생의 날개”마저 버리고 세속에 “박수”를 보내며 “사랑”도 “종이 한 장”의 허무한 것으로 자각한다. 

그러나 그 순간 그의 영적인 눈이 뜨이며 수평에서 수직으로 다시 비상하고자 자신의 “허물”을 벗고 있다. 다시 말해 작가는 갱년기를 맞아 세속적 삶의 공허와 무의미성을 지각함과 동시에 탈속하여 천상의 신의 세계, 즉 영원의 정신세계로 귀의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시인은 세속적 초월과 비상의 시적 주제와 상승적 구도의 모티브로 “정결”한 영적 시세계를 구축하는 탄탄한 창조적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rosa kim 14-09-06 09:41
답변 삭제  
심오한 시?
명희씨 해설이 갱년기를 곁고 있는 마음에 훨 와 닿네요.
삶의 회의 에서 벗어나려는 오늘의 현실을  받으들여서
아름다운 삶으로 다시 태어나라는 말 같이 들려요....
감사합니다
화이팅!!!!
 
 

Total 697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577 [서북미 좋은 시- 지소영] 어머니 시애틀N 2019-05-19 4882
576 박경숙/한 박자 느리게 시애틀N 2013-05-06 4874
575 [시애틀 수필-이 에스더] 선물 시애틀N 2016-06-25 4870
574 [이효경의 북리뷰] 괴테의 지혜는 200년 지난 … 시애틀N 2015-03-01 4861
573 시애틀의 단풍나무 김영호 2013-10-21 4857
572 [시애틀 문학-안문자 수필가] 남대문시장 사… 시애틀N 2014-11-16 4842
571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 조영철] … 시애틀N 2017-03-19 4807
570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안성은 시… 시애틀N 2016-03-21 4803
569 신동기/형형(炯炯)한 레이니어여 신동기 2013-05-13 4796
568 김학인/바람의 길 김학인 2013-05-13 4788
567 [시애틀 문학-박희옥 수필가] 김치에서 배우… 시애틀N 2014-11-05 4782
566 [시애틀 수필-정동순] 열다섯 살의 여름 시애틀N 2016-08-21 4782
565 김학인/침묵으로 다스리기 (1) 시애틀N 2013-08-26 4759
564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송명희] 수… (1) 시애틀N 2014-08-17 4750
563 [시애틀 시-김재완] 호박 시애틀N 2015-08-11 4748
 1  2  3  4  5  6  7  8  9  10    



  About US I 사용자 이용 약관 I 개인 정보 보호 정책 I 광고 및 제휴 문의 I Contact Us

시애틀N

16825 48th Ave W #215 Lynnwood, WA 98037
TEL : 425-582-9795
Website : www.seattlen.com | E-mail : info@seattlen.com

COPYRIGHT © www.seattlen.com.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