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에요
어제 Community College에서 수업 중 학생이 한 질문.
‘감사합니다/고맙습니다’에 대한 반응으로 ‘천만에요’가 적절한가?
아주 잘못된 답변이다. 한국 사람들은 쓰지 않으면서 외국인에게만 가르치는 오류이다.
‘괜찮아/괜찮아요/괜찮습니다’ 또는 ‘별 말씀을’이 좋다.
천만(千萬)은 부정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천부당만부당(千不當 萬不當)이 줄면 천만부당(千萬不當)이 된다. 사리에 맞지 않을 때 쓰는 표현이다.
예를 들면 ‘당신, 어제 사표 냈어? / 천만에 왜 내가 사표를 내?’의 표현에서 ‘천만에’의 뜻은 전혀 사리에 맞지 않음을 말한다. 즉, 천부당만부당이다.
저녁 대접을 받고 ‘잘 먹었습니다 / 천만에’의 답변은 ‘공짜로 먹어도 돼’하는 예의 없는 대화가 된다.
감사한 마음을 품은 사람에게 전혀 감사한 마음을 갖지 않아도 된다고 되받아 말하는 것은 언어 예절에 어긋난다. 감사한 마음이 지속되도록 배려하는 것은 서로에게 필요하다.
‘괜찮아’는 실제 대화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미안해하는 사람에게 괜찮아, 시합에서 졌을 때 ‘괜찮아’ 다음에 잘하면 돼, 고마워하는 사람에게 괜찮아, 아픈 사람에게 ‘괜찮아’ 하고 물어 보는 행위, 죄를 짓고 속죄하는 인간에게 ‘괜찮아’ 하며 용서하시는 하느님, 화장한 아내가 남편에게 ‘나 오늘 괜찮아?’하며 물어 보는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