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다
‘가볍다’의 중세 표기는 ‘가배얍다’이다.
‘가배야반>가배야온>가벼운’의 변형을 겪는다.
절개를 가져 生을 가배야이 하야(守節經生) <永嘉集諺解 下111>
나아 배호믈 가배야이 너기며 슬희여 하리와(經厭進習者) <圓覺經諺解 上 90>
가는 밀흔 가배야온 고지 듣놋다(細麥落經花) <杜詩諺解 7:15>
방언형에서는 kVp가 ‘가갑다/개갑다’와 같이 kVk로 변한 형태가 있다.
심지어 함경북도에서는 어두의 k가 h로 변한 모습 ‘하깝다’까지 보인다.
현재에는 kVp, kVt의 형태가 지배적이다.
계집아이의 무게는 가뿐했다
화해를 하고 난 나는 비로소 마음이 가뿐했다
무거운 책임에서 벗어나거나 그 책임을 덜어 마음이 홀가분하다
‘가뿐하다’는 ‘가분하다’하다보다 세고, ‘가뿟하다’는 ‘가붓하다’보다 센 가벼움이다.
나는 이제 세상을 떠나 버리는 것이 조금도 슬프지 아니하고 도리어 몸이 가뜬하고 유쾌해지는 것 같다
칼만 들고 나서면 모든 시름과 울화가 가뭇없이 스러지고 몸은 훨훨 나는 듯이 가뜬하다
도석은 잔에 가득 들어 있는 약주를 한 사발 거뜬하게 들이켰다
‘가뜬하다’는 ‘가든하다’보다 세고, ‘거뜬하다’는 ‘거든하다’보다 센 가벼움이다.
북한에서는 무겁던 마음이나 기분이 풀리어 매우 거뜬한 모양을 ‘건듯하다/건뜻하다’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