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지다/사라지다
‘-지다’의 의미는 낙하(落下)이다. 낙하는 떨어짐이나 없어짐이다.
낙엽이 된다는 것은 떨어져서 없어짐을 뜻한다.
‘사라지다’는 살(肌)이 ‘지다’이다.
중세국어에 살은 '살+ㅎ‘로 쓰였다. 곧, ’살하지다‘가 ’ㅎ‘의 약화와 함께 현대어 ’사라지다‘로 바뀐 형태이다.
‘주름살’, ‘구김살’은 ‘살’이 싱싱하지 못할 때 쓰인다. 탱탱한 ‘살’이 시들시들한 ‘살’로 바뀐 것이다.
‘주름’은 ‘줄다/졸다’에서 나온 말이다.
사람이 늙으면 몸이 줄어든다. 줄어듦은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다. 또한 죽음은 무엇인가? 죽으러 감은 몸이 주그러짐이다. 곧 쭈그러짐이다. 여기서 ‘ㅈ’이 탈락하면 우그러짐이며 다시 오그라짐이다(오글오글/우글우글). 몸이 죽는다 함은 몸이 쪼글쪼글/조글조글, 쭈글쭈글/주글주글 되어감이다.
‘짜글짜글/자글자글’하던 상태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사그라지게 되는데, ‘사그라짐’은 ‘사라짐’이다. 곧, ‘삭다’는 ‘죽다’와 어원이 같은 말이다. 어원이 같음은 의미적으로나 형태적으로 설명이 가능함을 뜻한다.
나이를 셀 때, ‘살’이란 말이 함께 등장한다. ‘살(肉)’로 형성된 ‘사람(人)’이 일 년을 살면 ‘한 살/두 살∼ ’이라고 한다. 몇 해를 살았는가에 따라 나이를 먹는다(나잇살).
‘살+지다’는 ‘살ㅎ+지다’이다. ‘삻지다’에서 ‘살찌다’의 과정을 거친다. 원래 ‘삻지다’는 늙어짐의 과정이고 살이 지는(落下) 과정이다.
네 나치 비록 삻지니(汝面雖皺) <능엄경諺解 2:10>
‘살찌다’의 원래 뜻은 살이 늙어감이다. 그러나 현대어의 쓰임은 살이 불어남을 뜻한다.
다른 하나는 옛말에 ‘싸다’의 원래 뜻은 값이 나가다, 제 값을 하다 ‘비싸다’의 뜻이었다. ‘값싸다’는 ‘빚싸다(비싸다)’이다. ‘맞아도 싸다’는 ‘맞을 만하다’이다. 맞을 짓을 하면 맞아도 싼 것이다. ‘비싸다’는 ‘빚+싸다’의 복합어이며, 가격이 고가(高價)일 때 쓰인다. '값싸다, 값지다, 비싸다, 빚지다'의 어휘들은 어의(語義) 변화로 생긴 단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