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다/가리키다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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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인가.
어원(語源)을 살필 때는 ‘갈’을 폐음절화해서 추적한다.
뜻은 ⌈갈라지다⌋이다.
말이 입에서 갈라져 나오면 가라사대(曰, 白),
물이 갈라진 곳에서 흘러져 한 곳으로 모이면(가람 → 강,江),
길이 갈라져 나오면 가름길→갈름길→갈림길(갈래갈래,岐路),
나무가 갈라져 나오면 나뭇가지(가지가지, 갖가지,枝),
신체의 일부가 갈라진 곳, 머리카락, 가랑머리, 발가락, 손가락, 가랑이(脚), 갈기갈기,
일이 잘 풀리고 안 풀리고에 따라 ‘가닥’이 보이고, 안 보이고
(원인의 뜻을 지닌 ‘까닭’도 ‘가닥’에서 나옴)
먹는 음식, 가래떡, 가락국수, 가래엿
막대기 모양, 젓가락, 숟가락, 윷가락,
더 자세히 쪼개면, 장작개비, 성냥개비, 담배 개피(←개비)
동물에게 가리뼈→갈비뼈,
경계는 책갈비→갈피(갈피를 못 잡다),위의 예들은 ‘갈’에서 파생된 말 가지들의 예다.
옳고 그름을 가릴 때, 즉 숨은 가리개를 세상에 밝힐 때, 손가락으로 방향을 제시하여(가리켜) 가르친다.
1) 訓은 가르칠 씨오(훈민정음 언해)
2) 머리 하늘 가르치고(頭指天)(金三2:11)
현대어로 1)은 가르침이고, 2)는 가리킴이다. 조상 말(어원)이 같다.
말하는 가운데 언어 습관에 의해 사람들은 간혹 혼동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정확히 표기하는 게 원칙에 맞다.
한글 수업 중 어린 아이들에게 너무 표기에 애쓰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