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다/삭다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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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다(朽)의 뜻은 썩음을 뜻한다. 곧 부(腐)이다.
삭다(消)는 없어짐을 의미한다. 사그라짐을 뜻한다.
‘석다/삭다’는 온전한 상태가 시들시들(疲)해짐을 나타내는 형제말이다.
‘작다/적다, 넘다/남다, 줄다/졸다, 싫다/슳다’ 가 형제말인 것과 같다.
서있던 것이 쓰러지는 것은 힘이 없을 때 일어난다.
여러 망(妄)이 스러 업스면(諸妄消亡) <金삼二 68>
사라지거나 쓰러지는 것은 소멸되는 순간의 과정이다.
우리 시르믈 슬우며(咱們消愁) <朴초上 1>
한 처음 생명에 살이 생겨 ‘살다’ 젊음의 시기가 지나 힘을 다하게 되면, 몸은 시들시들(疲) 사그라지게(消)된다. 그 다음 단계는 썩어 없어짐이다(腐).
팽팽하던 살이 죽게 되면 온 몸이 주굴주굴/쭈굴쭈굴(死)하게 된다. 살이 죽거나 구겨졌으니, 곧 ‘주름살/구김살’이 생긴다. 이는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다.
올 한해 걱정거리로 인해 모두들 생기가 줄어들었겠지만, 한층 힘을 내 웃음을 되찾아 구김살 없는 주름살 없는 양 해(2015년)을 맞이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