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발라라
도망가라, 빨리 발라라.
발라 움즈기디 몯고(拘急) <鄕藥救急方 上 56>
‘바르다’가 급하게 되면, ‘빨리’가 된다.
행동이 빠르면 약삭빠르게 된다.
여유가 없으면 빠듯하게 된다.
빨리 결판을 내고자 하면 바득바득 우긴다.
빨리 움직이다 보면 바쁘게(바삐) 생활하고 만다.
숨이 바쁘면 (숨)가쁘게 된다.
'바쁘다'가 '가쁘게' 되는 것은 ‘가렵다’의 예와 같이 k/p의 교차 현상으로 설명된다.
피 살해 퍼디디 몯하모로 가랍나니(血不榮肌腠所以痒) <痘瘡集要 下 9>
력절 풍병이 두로 단녀 바랍고 견듸디 몯하얘라(歷節白虎走注癢) <救急簡易方 1:92>
향가 彗星歌 月置八切爾 數於將來尸波衣에서
八切爾는 양주동 박사가 ‘바즐이’로 해독하였는데, 이는 바즈런이(빨리)가 된다.
바지런한 것은 ‘부지런한’ 것이다.
시간보다 빨리 완성되면 ‘벌써’가 된다.
빨리 일을 끝내면 마감에 가깝/가찹게 된다.
겨우 일을 ‘가까스로’ 끝내면 간신이/빠듯하게 된다.
마음은 항상 ‘바짝’ 긴장하게 된다.
아이 스물 가까이 시작되면 갓-스물이며 막-스물이 된 것이다.
갓난아이는 갓 태어난 아이인 것이다.
모두 시간에 관계된 형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