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덤불
돈다발, 꽃다발, 무 한 다발(束)에서 다발은 모여 있는 것이다.
일본어 むら(群·叢)가 한국어의 무더기, 묶음, 뭉치의 뜻이 있다면,
일본어 束(たば)은 한국어의 ‘다발’에 해당된다.
그래서 돈다발은 札束(さつたば)이 된다.
다발의 옛말은 ‘다복/다봊(叢)’이다.
풀이나 나무가 여기저기 아주 탐스럽게 소복하게 보이게 되면, 그것이 ‘다복다복(하다)’이다.
다복다복하야 프른 지치 빗다고(芊芊烱翠羽) <杜詩諺解 7;37>
‘생선 한 뭇, 야채 한 뭇’이 눈에 보이는 숫자를 셀 때의 묶음이라면,
곡식, 숯, 액체의 부피를 잴 때는 ‘섬’을 사용한다. 쌀 열 말은 쌀 한 섬이다.
たわら(俵)가 우리말의 '섬'이라면, たば(束)은 ‘다발’이 되며 한 어원이다.
뭇(mVs)의 음운 도치는 섬(sVm)이라는 새로운 음운이 재생산된다.
큰 덩어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다복/다붖’의 현대어 모습은 ‘다복다복’ 이외에, 여럿이 다 매우 가깝게 붙어 있는 모양의 ‘다붓다붓’이 있다.
‘다보록다보록/다부룩다부룩’은 풀이나 작은 나무 따위가 여럿이 다 탐스럽게 소복한 모양이다. 소화가 안 될 때 자주 쓰는 표현 중의 하나인 ‘더부룩하다’는 속이 한 곳에 엉켜 있기 때문이며, 남자들의 수염이나 머리털 따위가 좀 길고 촘촘하게 많이 나서 지저분할 때도 자주 쓰고 있다.
가시나무의 넝쿨이 어수선하게 엉클어진 수풀은 ‘가시덤불(가싀덤블, 荊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