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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밥들 처먹으시오

임성수 조회 : 4,927

5월 19일자 방영된 연속극 ‘광해’에 ‘낮것들 드시오’하고 외치는 대목이 있다.

방송 PD는 '낮것'을 ‘점심’으로 자막을 통해 훌륭하고 세심하게 내보낸다.

우리말에 ‘것’은 점잖지 못한 표현에 쓰인다.

쌍것, 아랫것, 망할 것, 요상/괴상한 것, 귓것(귀신), 잡것, 암컷/수컷 등이 그러하다.

귀한 사람/물건에는 ‘-것’이 어울리지 못한다.

‘-질/짓’ 또한 상대적 비속한 표현에 쓰이는 예다.

걸레질, 노름질, 계집질, 서방질, 도둑질, 물레질 등은 하찮거나 저속한 경우에 쓰인다.

끼니 외에 먹는 간단한 음식은 '군것'이다. '군것'에 '-질'이 더해서 '군것질'이 되면 버릇 나쁜 말로 전환된다. 

상대를 존중할 때는 ‘분’이나 ‘님’을 쓴다고 이미 '하느님/하나님'에서 밝혀 썼던 기억이 있다.

낮에 하는 낮거리는 남녀 성교이다. 밤에 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야근 외에 도둑질이나 성교로 '밤일'이 된다.

 

國俗謂午飯點心 <星湖塞說 5上 50>

 

점심의 옛말은 ‘뎜심’이다.

 

돈을 가도와 잠깐 다른 따해 가 뎜심하게 하라(率錢略設點心於他處) <呂約 38>

 

낮에 하는 일은 ‘낮것’인 것만은 맞다. 낮것은 ‘점심’을 포함한 ‘낮거리(성교)’이다.

드라마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외치는 소리가 '점심밥'으로 해석되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 표현을 정확히 해석하자면 ‘점심밥들 처먹으시오’이다.

저기 도새기 것 주라(저기 돼지 먹이 주어라). 제주도 말뿐만 아니라 '것'이 먹이로 해석될 때는 특히 동물의 먹이를 지칭한다.

어찌 밥하는 여인이 남자들에게 '밥 처먹으란 표현'을 함부로 쓸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밥 때는 아침, 점심, 저녁이면 충분하다. 만약 고유어를 사용하고 싶다면, 시간을 나타내는 ‘참’을 이용하면 된다. 아참(아침의 옛말), 새참, 중참, 야참, 밤참, 야식

 

굳이 우리말 표현을 쓰고 싶다면 ‘낮것들 드시오’ 대신에 ‘중참들 드시오’로 바꾸면 무난한 표현이 된다.

collocation은 앞말과 뒷말의 호응 관계가 자연스러울 때 쓰는 언어학적 설명이다. 방송 작가의 우리말 학습을 권하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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