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갈퀴
때에 이르면 그 틀이 한결 같아서
게으르지도 잽싸지도 못하면서
뚝심 하나만 믿고 하늘과 거센 물길을
건넜다
광 나루 뚝섬나루 반포나루 새우젓
동네 마포나루
행주 나루를 몇 번이나 뒤돌아보고
오직 씨 뿌리고 밭 갈이에 굽은
허리 펼 수가 없었다
언제나 변하지 못하는 양손의 다섯
가락은
생겨먹은 것만으로 해가 떠서 어둠이
내릴 때까지
정해진 시간 저물어 작별이 있는
잎사귀 바람에 질 때
여태껏 뿌리내린 터기에 탐스런 귀한
알알이
지나온 연륜의 자취만큼 앞날을 위해
간직하고
고마운 마음 우러러 고개 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