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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명예이사장님을 추모하며(심갑섭)




강물되어 영원히


조영철 전 이사장님께서 2021년1월8일 오전 12시 30분에 지병으로 소천하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드립니다.

조영철 이사장님은 그분의 초창기 이민 소감을 이렇게 회고하셨습니다.

"1976년 3월 24일은 우리 식구가 파라과이의 수도 Asuncion 공항에 도착한 날이다.당시 파라과이 정부가 그 나라 정글을 개간해서 농업을 육성시키려는 목표로,농업 이민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당시 장남이 10살,차녀가 8살, 막내 사내아이가 6살이었다.애들은 정신없이 곯아 떨어졌는데 아내는 나와 같은 심사인지 몸을 뒤척이고 있었다."라고...

그 분의 파라과이 이민생활은 옷 보따리 행상을 시작으로 옷 가게를 운영하고,옷 가게에서 옷 도매상, 옷 도매상에서 옷 공장,그리고 옷 공장을 하면서 지역 축구팀을 후원하는 축구단장을 할만큼 성공적인 사업을 이끌었습니다.

파라과이 이민 10년만인 1986년에는 기술이민으로 미국에 정착하였습니다.

2003년에 결성된 서북미문인협회의 창립회원이셨고, 2011년 부터 2018년 까지 본 협회의 이사장이셨습니다.

지난 8년 동안의 이사장직을 내려놓으며 남긴 인사말(2018년12월8일)에서는, “어느 누가 사막을 걸으면서 뒷걸을으로 걸어봤다지요.자기가 찍은 발자취를 보려구요.지난 몇 해동안 이사장 자리에 앉았던 그 흔적을 돌이켜보니 껍질뿐이네요.만져지거나 보이는 게 없어 부끄럽습니다.그러나 칼날보다 예리하게, 때로는 뜨겁게 문학의 씨를 영글어 왔던 문우들의 끈끈한 염원을 보았습니다.자연속에서 더 큰 자연이 잉태하듯이 우리의 엮임이 강물되어 영원히 흐르리라 믿습니다. 모자람을 정성으로 채워주신 회원님들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매달 한 번씩 모여서 회원들이 작품을 발표할 때는, 때론 번개가 치듯 예리하게 지적하시곤 했습니다. 

3년 전에 협회 모임에서 안색이 많이 피곤해 보이셨지만 아무 말씀이 없으셔서 저희 회원들은 마음 속으로만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수 개월 후 저희에게 암 판정을 받으셨다고 말씀하셨지요.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의 월례모임에는 항상 참석하셨고,변함없는 모습으로 서슬이 퍼런 칼날처럼 날카롭고 단정하게 시의 정신을 다듬고 계셨습니다.

조영철 명예 이사장님의 시를 향한 열정은 저에게는 넘을 수 없는 산이었고,넘어보고 싶은 높은 산이었습니다.  

일년 전쯤 사적인 자리에서 모 신문사의 국장님이 제게, “이곳 서북미 지역에서 누가 시를 가장 잘 쓴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때 저는 주저없이, “저는 개인적으로 조영철 이사장님의 시를 가장 좋아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분앞에서는 글을 대하는 자세가 안일할 수 없었고,평범하게 안주할 수도 없었습니다.

조영철 이사장님은 협회가 힘들 때는 든든한 바람막이같은 존재이셨습니다. 앞에서 저희를 이끄시던 그 분이 떠나시는 지금, 저희는 잠시 서성입니다.그리고 다시 숨을 고르며 다짐합니다."우리의 엮임이 강물되어 영원히 흐르리라."고...

서북미 문인협회 심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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