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요?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았는데? 그리고 ‘한번 모이자’는 말에 다들 ‘이 시국에?’라며 손사래부터 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연말은 각종 송년회와 성탄절 파티, 단체모임으로 정신없던 분위기가 사라진, 우리들이 처음 겪는 낯선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8일 0시부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3주간 ‘2.5단계’로 격상시킨 탓에 올해 연말은 외부 모임이 사실상 사라지고 시민들도 아쉽지만 달라진 생활패턴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슬기로운 집콕 생활, ‘홈 파티’ 신종 트렌드
밤 9시 이후 일반 음식점들도 문을 닫는 상황에서 가족들과 함께 마음 놓고 외식하기도 힘들어지면서 집 안에서 음식을 해 먹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연말 분위기를 내기 위해 집 안에서 가족끼리 간단한 파티를 준비해 기분전환을 하려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
홈쇼핑 사이트에는 집 안에서 파티 분위기를 낼 수 있는 테이블웨어와 홈데코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최근 홈 파티나 나홀로 ‘혼 파티’를 위한 주류와 안주, 음료를 묶은 페기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각종 연말모임으로 북적이던 뷔페 등 대형 음식점들은 예약이 끊기자 생존을 위해 앞다퉈 ‘홈파티 메뉴’를 개발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기존에 매장에서 팔던 음식을 세트로 구성해 가정에서 뷔페처럼 파티 분위기를 즐길수 있도록 포장해 배달하고 있다.
일산의 한 유명 뷔페의 경우 홈파티 메뉴 A세트(음식 12종) 6인 기준 11만9000원, B세트(16종)의 경우 6인 기준 17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파주시의 또 다른 유명 뷔페의 경우 ‘신메뉴 맞히기’ 퀴즈 이벤트를 진행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직장인 유현진씨(44)는 “인근에 거주하는 부모님 모시고 가족끼리 집에서 송년회를 할 계획”이라며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파티용품으로 인테리어도 바꿨다. 당일 뷔페음식을 주문해 따로 음식을 할 필요도 없어 번거로움 없이 코로나로 인한 우울한 기분을 달랠 하루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정부의 모임 자제 요청에도 불구, 친구들과 은밀한 송년 파티를 계획하기도 한다.
클럽이나 라이브카페 등이 논란이 되기 시작한 후 파티룸 등을 빌려 즐겨오던 20대 젊은층은 연말을 맞아 친구들끼리 집에 모여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파티를 즐길 계획이다.
강모씨(20·대학생)는 “크리스마스에 혼자 자취하는 친구의 집에 모여 파티를 열기로 했다. 어른들 눈치도 보지 않고 밤새 즐길 수 있어 이미 10명 가까운 친구들이 참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