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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선한' 사장님들 "얘들아, 편하게 밥먹으러 오렴"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아동급식 지원대상자 증가
꿈나무카드 디자인 개선·홈페이지 제작 통해 방문 독려


"결식아동 꿈나무 카드 그냥! 안 받으렵니다. #밥 한번 편하게 먹자!!!"


서울 마포구에서 파스타 가게를 운영하는 오인태 사장(35)은 지난해 7월부터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우연히 결식아동에게 제공되는 '꿈나무 카드'를 알게 됐는데, 해당 카드 속 한 끼 5000원의 식대로는 아이들이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오 사장은 아이들에게 눈치 보지 말고 금액에 상관없이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라고 당부하고 있다.

오 사장은 이런 이야기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했고, 오 사장의 이야기는 '선한영향력 가게'라는 별칭과 함께 자영업자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이후 자영업자들의 동참 문의가 빗발쳤고 전국 640여곳의 가게가 함께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하나의 '캠페인'이 됐다. 하지만 사장님들에게 또 고민이 생겼다. 공짜 식사를 대접하는데도 결식아동의 방문율이 낮은 것이다.

◇코로나 여파로 아동급식 지원대상자 증가…'선한영향력' 가게 방문율은 떨어져 

서울 마포구에서 닭볶음탕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처음 등록했을 때는 전화도 오고 실제로 몇 번씩 와주셨는데 이제는 거의 오지 않는다"며 올해 방문율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같은 지역에서 쌀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임소라 사장(39·여)은 "사실 한 달에 한두 명의 아이들밖에 찾지 않는다"며 "(코로나19로 학교도 못 가는 마당에) 5000원으로 어디 가서 한 끼도 먹기 힘들 텐데"라며 아이들을 걱정했다.

오 사장은 아이들의 방문율이 낮아진 이유로 "코로나 때문에 자영업자 수익이 줄었다고 알려지니 아이들이 미안해서 더 안 찾아오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식사 지원이 필요한 아동의 수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집계된 전국 아동급식 지원대상자는 29만9506명이다. 2019년 1년 동안 집계된 결식아동 33만14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서울시 아동급식카드 지원 인원도 2019년 3~6월엔 1만2974명이었지만 올해 동기간 1만4407명으로 늘었다.

사장님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히면서도 아이들의 방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이걸 가도 될까? 가면 싫어하지 않을까 생각할 텐데 온 직원들이 (방문을) 다 기대하고 있다"며 "그냥 정말 언제든지 편하게 와도 된다고, 정말 그런 마음일 텐데 다들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자재비는 음식 가격의 30~40%기 때문에 1만원 메뉴의 경우 식자재비는 4000원 수준"이라며 아이들을 위한 지출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웃어보였다.

오 사장은 "그런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는데 (식당에 가면) 폐를 끼치지 않을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우리가 식사를 대접하는 이유는 불쌍해서가 아니라 그냥 삼촌, 이모들의 마음"이라며 아이들의 방문을 독려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 유리창에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는 '선한영향력' 캠페인 스티커가 붙어있다. © 뉴스1 /김근욱 기자

◇참여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선한영향' 전파하는 사장님들

선한영향력 가게 사장님들은 단순히 캠페인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가게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꿈나무카드 디자인을 일반 신용카드처럼 바꿔달라고 지자체에 건의하고 선한영향력 가게 목록을 정리한 홈페이지도 제작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며 결식아동에게 안경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이정우 사장(34)은 "(선한영향력 가게 주인들이) 아이들의 방문율이 저조한 문제에 대해 항상 논의를 한다"며 "(해결책으로) 지자체 관계자를 만나 '꿈나무카드'를 일반 신용카드처럼 만들고 문구는 뒷면에 조그만 글씨로 적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꿈나무 카드를 들고 오는 아이들이 (꿈나무카드를 꺼내는 데에) 주눅이 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선한영향력 가게 주인들의 이 같은 건의를 받아들여 서울시는 지난해 9월 꿈나무카드를 디자인을 일반 신용카드처럼 변경했다. 꿈나무카드로 인해 아이들의 빈곤한 처지가 친구 등 주변에 알려지는 '낙인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어 이 사장은 "(결식아동들이) '선한 영향력' 가게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못 오는 경우도 있다"며 "집 근처에 캠페인 참여 식당이 있으면 어디서든 찾아 먹을 수 있게 홈페이지도 제작했다"고 말했다.

홈페이지에서 자신이 사는 '구' 또는 '동'을 검색하면 해당 지역에 있는 '선한영향력' 가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주소창에 '선한영향력가게.com'를 치면 홈페이지로 바로 갈 수 있다.

이 사장은 "얼마 전 시력이 0.1도 나오지 않는 고등학교 1학년 손님이 찾아왔는데, 지금까지 안경을 한 번도 안 써본 학생이었다"고 사연을 말하며 "아이들이 오빠·삼촌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와서 시력검사라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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