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 집회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31일 자신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사과하지 않으면 3·1운동을 재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목사는 이날 오전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을 향해 강도높은 비판 발언을 이어가며 이같이 말했다.
전 목사는 우선 전날 자신의 무죄 판결을 두고 "이제 대한민국이 돌아오기 시작했다"며 판결문을 독립선언문과 비교,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어 "판결문을 듣고 하느님이 대한민국을 버리지 않았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에 정신이 살아있는 공무원이 10%는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도 나섰다. 전 목사는 문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파괴했고, 안보를 해체하고 있으며 외교무대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원색적인 비판을 이이갔다.
또 "한기총 대표회장을 구속시키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다"며 자신의 구속이 부당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러면서 자신이 비판한 부분에 대한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며, "로마 네로(황제)도 교회는 못 이겼다. 절대로 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목사는 2019년 12월2일~2020년 1월12일 광화문광장 집회 또는 기도회에서 5차례 확성장치를 이용해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았다.
2019년 10월 집회에서 '대통령은 간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같은 해 12월 집회에선 '대통령이 대한민국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허위사실을 적시,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총선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을 두고는 비유 과장이라고 판단, 두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