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등 5개 M&A, 전체 80% 차지"
IC인사이츠 보고서 발표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체결된 M&A(인수·합병)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14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체결된 총 M&A 규모가 1180억달러(약 129조269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5년 기록한 1077억달러(약 118조68억원)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다.특히 지난해 7월과 9월, 10월에 발표된 5개 M&A의 총 가치가 940억달러(약 103조52억원)로 2020년 전체 M&A 규모의 80% 가량을 차지했다.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시장에서 이뤄진 M&A 규모는 21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불과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봉쇄가 가장 심각했던 2분기에는 3억5200만달러(약 3855억원)에 머물기도 했다.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대규모 M&A가 살아난 것은 지난해 7월 미국의 아날로그 디바이스(ADI)가 맥심 인터그레이티드 프로덕츠(MXIM)를 210억달러(약 23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ADI는 이번 인수를 통해 자율주행 시스템 및 전력 제어 등의 아날로그 반도체 부문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IC인사이츠는 분석했다. 이 M&A는 올 여름쯤 마무리될 전망이다.9월에는 미국의 GPU 제조사 NVIDIA(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회사 ARM(암)을 소유하고 있는 일본의 소프트뱅크로부터 400억달러(약 43조80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1세기 들어 진행된 반도체 M&A 중 최대 규모였다.엔비디아의 ARM 인수 발표 후 ARM으로부터 IP를 제공받고 있는 삼성전자·퀄컴·애플 등으로부터 엔비디아가 ARM의 IP 제공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인수 후에도 ARM의 독립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인수는 2022년 3월까지 완료될 계획이지만, 미국·영국·유럽연합(EU)·한국·일본·중국 등의 규제기관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반도체 시장에서의 대형 M&A는 10월에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게 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90억달러(약 9조855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10월 마지막주에는 AMD(Advanced Micro Devices)가 세계 1위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업체인 자일링스(Xilinx)를 350억달러(약 38조32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IC인사이츠는 "최근 몇 년간 반도체 시장의 M&A는 머신러닝·AI·자율주행차·전기차 등의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업체들에 의해 주도됐다"며 "지난해는 클라우딩 컴퓨팅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센터 증가와 사물인터넷 센서 및 시스템 확산 등이 인수 계약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