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시위대 대화 또 무산…시위대 재집결 긴장 고조

14-10-09

10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홍콩 정부와 학생 시위대 간 공식 대화가 결국 또 무산됐다.

캐리 람 홍콩 정무사장은 9일 저녁 정부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위대가 정부가 제안한 합리적인 제안을 거절했다"며 대화 취소를 알렸다.

그는 "학생 측과의 대화는 전인대가 의결한 정치개혁안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도심 점거 운동과 연관되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기초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표는 대학생 연합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HKFS)의 알렉스 초우 사무총장이 완전한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요구를 정부가 수용하기 전까지 거리 점령을 멈출 수 없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캐리 람 정무사장은 이같은 발언이 대화 기초가 됐던 조건을 흔들고 있다며 "대화를 빌미로 더 많은 사람들의 점거를 지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홍콩전상학생연회와 중ㆍ고등학교학생운동단체 ‘학민사조(學民思潮)’등 범민주진영은 정부의 결정은 학생들과 홍콩 시민을 존중하지 않은 행위로 정부 청사 재점거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대화가 다시한번 무산되면서 범민주진영 측은 시민들에게 정부 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로 집결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15분 기준 애드미럴티 내 주요 시역인 하코트로드에서 약 5000명이 결집하며 항의 집회를 열었다.

SCMP는 정부와 학생연맹 측의 대화가 취소됐다는 소식이 나온 후 많은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으며 시위는 매우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레스터 슘 홍콩학생연맹 부비서장 10일 저녁 7시 30분 하코트로드에 집결해 줄 것을 호소했다.

양측이 대화 주제,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학생연맹 측은 정부가 성의있게 임한다면 다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알렉스 초우 사무총장은 전날 밤 "렁춘잉 행정장관이 대화를 허락하지 않았는지 혹은 캐리 람 정부 사장이 압박을 느꼈는지는 모른다"면서 "학생들은 성의있게 대화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도 홍콩 명보에 "학생연맹 측 실무진들과 지속적으로 대화는 이어나갈 것"이라며 "서로의 입장과 생각들을 이해하고 신뢰를 기반으로 다시 대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온다면 그 책임은 더이상 정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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