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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홍 칼럼] 열정과 적성은 사탕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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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홍(교육전문가)
 

열정과 적성은 사탕발림

 
1858, 15세 소년 리프먼은 지우개를 자주 잃어버렸다. 실로 꿰어 연필에 매달아 써보았지만 불편함은 여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외출하려고 모자를 쓰면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머리에 모자를 쓰듯, 지우개를 연필 끝에 얹어서 사용하는 것이다. 지우개 달린 연필은 그렇게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졌다.

1930년대 매사추세츠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웨이크 필드는 실수를 했다. 초콜릿 과자를 굽는데 필요한 초콜릿 반죽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것이다. 반죽이 떨어지자 임기응변으로 초콜릿 바를 쪼개 밀가루 반죽 위에 뿌려 오븐에 넣었다

초콜릿이 녹아 반죽과 엉키면 초콜릿과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초콜릿은 녹아 내리지 않았다. 잘게 부서진 초콜릿이 그대로 남아 우연히 만들어진 과자, 그것은 후에 초콜릿칩 쿠키의 기원이 되었다.

1974, 인디아 여행에서 돌아온 스티브 잡스는 친구의 부탁을 받았다. 전자기기 제조와 수리는 곧잘 했지만 마케팅에는 일도 모르는 위즈니악이 잡스에게 컴퓨터 부품 판매를 맡긴 것이다

친구와 동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잡스는 테크놀로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역사ㆍ댄스ㆍ동양의 신비주의에 빠져 있었다. 특히, 북가주 로스 알토스에 위치한 선(Zen) 센터에서 동양사상 배우기에 심취했었다.

만일, 잡스가 순수히 자신의 열정을 따라갔다면 선(Zen) 매스터가 되었을 것이다. 애플 컴퓨터의 탄생은 잡스가 처음부터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있어서도 아니요, 그 분야에 처음부터 열정이 있어서도 아니다. 적성검사 결과에 따라 창업을 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시작된 작품이다.

열정을 따라라. 적성을 살려라. 전공선택과 커리어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학생들이 흔히 듣는 말이다. 열정과 적성, 그것은 사탕발림이다. 무엇인가 성취하려면 피, , 눈물이 범벅되는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는 말 보다는 듣기 좋고 달콤한 조언이기 때문이다

만일, 모차르트처럼 뛰어난 사람이 되겠다는 꿈에 부푼 학생에게, “모차르트는 네가 꿈꾸는 경지에 오르기까지 20년 동안 혹독한 훈련을 견뎌야 했다”라는 사실을 말하면“꼭 그렇게 초를 쳐야 합니까?”라는 반응이 돌아올 것이다

영화 <가라데 키드>의 주인공 라루쏘는 새 동네로 이사 와서 기대하지 않은 봉변을 당했다. 한 여학생을 알게 되고 가까워지기 시작했는데 그 여학생의 전 남친이 끼어든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가라데 도장의 수련생들을 데리고 나타난 전 남친에게 실컷 두드려 맞았다. 복수심으로 가득 찬 라루쏘는 미야기를 찾아가 가라데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훈련을 시작하며 코치 미야기가 처음 시킨 것은 가라데 기본동작이 아니라 자질구레한 일이었다

자동차 닦기, 왁스 칠하기, 페인트 칠하기, 벽수리하기 등등 반복되는 잡일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고 라루쏘는“잡일이 아니라 무술을 배우러 왔습니다”라고 코치에게 쏘아붙였다

그러자 미야기는 라루쏘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이에 라루쏘는 자신도 모르게 재빨리 피하며 방어태세를 취했다. 하찮은 일을 통해 가라데의 기본동작을 습득한 것이다.

무슨 일이든 일단 시작하면 그것에 맞게 자신의 태도와 자세를 고쳐가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게 인생이다

적성에 맞는 일만 하겠다는 것은 결국 놀겠다는 뜻이다. 적성은 최소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적어도, 지우개 달린 연필, 초콜릿칩 쿠키, 애플 컴퓨터를 만든 사람들에게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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