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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홍 칼럼] 아버지를 보는 시각

시애틀N 조회 : 5,710

대니얼 홍(교육전문가)


아버지를 보는 시각
 
뉴욕에서 아버지가 30세 된 자신의 아들을 상대로 소송을 했다

장성한 아들이 지난 8년 동안 이렇다 할 일자리 없이 부모의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을 지켜본 아버지는 아들의 고장 난 자동차수리비용도 대주고, 살 곳을 장만하도록 1,000달러를 아들 손에 쥐어주며 “내 집에서 나가라”고 그 동안 다섯 차례 이상 간청과 경고를 했지만 나가지 않자 법으로 해결하려고 나선 것이다.

뉴욕법원은 아버지가 성인 아들을 집에서 내쫓은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아들이 아버지를 상대로 소송한 케이스도 있다. 자신의 뜻을 어기고 아들이 미국 유학을 떠나자 아버지는 “내 뜻을 어긴 아들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할 수 없다”라고 버텼다

그러자 아들이 부양료 청구 소송을 낸 것이다. 한국 대법원은 스스로 돈벌이 할 수 있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부양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정했다.

영국에서는 복권에 당첨된 아버지로부터 200만 달러에 이르는 용돈을 받고도 아들이 아버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받은 용돈을 매번 탕진하는 아들에게 더 이상 돈을 줄 수 없다라고 잡아떼는 아버지에게 “평생 돈 걱정 없이 살도록 해주겠다”라는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아들이 소송한 것이다. 재판부는 “아버지는 방탕한 아들을 부양할 의무가 없다”라고 판결했다.

최근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보여준 아버지의 모습이다. 예전에는 아버지를 부지런한 개미,
해결사, 집안의 기둥으로 여겼다. 특히 한자 부()에서 볼 수 있듯이 아버지는 손에 회초리를 들고 호령하는 사람, 즉 절대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요즘 아버지의 존재는 단지 생물학적인 기능만 지닌 사람으로서 소송을 하거나 혹은 당하는 하나의 객체로 밀려났다.

어느 학생이 끌쩍거려놓은 낙서 노트가 그것을 말해준다.

아버지는 회사에 가셨다.
어머니는 마켓에 가셨다.
아버지는 술에 취해 돌아오셨다.
어머니는 이것 저것을 들고 돌아오셨다.
들고 온 것을 내려놓고 이것 먹어라 어머니는 얼른 내어주신다.
그런데 아버지는 지랄하신다.

프로이트가 말한 오이디프스 콤플렉스 때문인지 아니면 라깡이 말한 남근 거세이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낙서 노트에 따르면 아버지는 더 이상 참지 못할 분노의 상황을 만드는 사람이다.

시대와 사회의 거울이라는 소설은 한 수 더 뜬다. 김영하 소설 <오빠가 돌아왔다>는 아들이 집에 데리고 온 여자 친구 때문에 아버지가 아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이렇게 묘사했다

“아빠는 갓 스물의 혈기방장한 오빠에게 이제는 도저히 게임이 안된다. 그러면서도 가끔 저렇게 오빠에게 개기다가 두들겨맞는 걸 보면 정말 구제불능이다. 개도 몇 대 맞으면 꼬리를 내린다는데 저 아빠라는 인간은 똥개보다도 지능지수가 낮은 게 아닐까 가끔 의심스럽다.

박민규 소설 <카스텔라>에서 냉장고를 구입한 주인공은 모터의 소음 원인을 찾다가 냉장고에 관한 리서치를 시작했다

사용법은 물론 구조, 역사까지 공부하고 있던 어느 날 아버지가 찾아왔다. 그런데, 아버지가 빚을 지녔고 그것을 갚아야 한다는 말에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아버지란 것은누구나 소중하다고는 하지만 분명한 세상의 해악이다. 세상에 뭐 이딴 게 다 있지?”라고 말하며 냉장고에 아버지를 처넣는다.

617일 아버지 날은 아버지들이 자신을 테스트 할 수 있는 기회다. 자녀에게, 특히 아들에게 “617일은 아버지 날인데…”라는 문자를 보내보자. 침묵이 돌아오면 평범한 아버지다. “그래서 어쩌라구요?”라는 답변이라도 돌아오면 상당히 운이 좋은 아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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